두 형제의 장가가기 전, 중국 장가계 가족여행

두 형제의 장가가기 전, 중국 장가계 가족여행

안녕하세요? 삼성SDS 송성우 선임입니다.

얼마 전 어머니가 “아들들이 장가가면 언제 같이 여행 가보겠니”하신 말씀이 마음에 밟혀 서둘러 여행 준비를 마치고, 장가계(張家界)로 떠났습니다. 두 형제의 효도관광 여행기, 지금부터 함께하시죠!

“사람이 태어나서 장가계에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가 있겠는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장가계는 자연경관이 뛰어나 중국여행의 대표적인 도시 중 하나입니다. 항공편도 비싼 편이고 관광지마다 관람료까지 있어 다른 가까운 도시보다 여행경비는 많이 들지만, 어머니가 꼭 가보고 싶다고 하셔서 여행지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장가계까지는 인천공항에서 장사공항으로 4시간 그리고 버스로 5시간 소요됩니다. 물론 직항도 있다는 사실! 여행계획 짜실 때 참고하세요. (다만 인천공항에서는 직항이 없습니다.)

장가계, 원가계, 양가계 각각 다른 지역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있을 텐데 장가계가 더 큰 범위의 행정구역입니다. 부산에 해운대가 있는 것처럼 장가계 내에 원가계, 양가계 등이 있는데요~ 지역 이름 유래는 원씨가 모여 살면 원가계, 양씨가 모여 살면 양가계라고 불려 지금의 이름이 되었다고 합니다.

무섭지 않지만 무서운 안개길, 귀곡잔도▲ 무섭지 않지만 무서운 안개길, 귀곡잔도

첫 번째로 소개해드릴 곳은 천문산입니다. 케이블카를 20분 정도 타고 올라가 리프트를 또 타면 정상에 올라설 수 있습니다. 귀곡잔도(鬼谷)라 불리는 귀신도 울고 갈만큼 무서운 길을 산 중턱에 만들어 놓았지만 안개가 짙어 코앞밖에 보이질 않아 하나도 안 무서우면서도 또 같은 이유로 조금 무섭기도 했습니다.

머리 다듬어주는 다정한 형의 모습▲ 머리 다듬어주는 다정한 형의 모습

정상을 둘러본 후 굽이굽이 내려와 중상부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천연 종유굴 천문둥에 도착했습니다. 안개 없는 틈을 타 신나게 사진도 찍고, 비로서 대륙의 스케일에 처음으로 감탄했습니다.

사진에서는 안개에 윗부분이 가려 안보이지만 가운데 부분이 종유굴로 뚫려있답니다. 그리고 케이블카로 올라온 길을 차로 아래 보이는 꼬불꼬불한 길을 통해서 한참 내려갔습니다. 내려가는 동안에도 경치 보느라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자욱한 안개로 신비스러운 분위기 연출자욱한 안개로 신비스러운 분위기 연출▲ 자욱한 안개로 신비스러운 분위기 연출

두 번째는 보봉호로 가보겠습니다. 호수는 2.5km정도 되어서 40분 정도 유람선을 타는데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와~ 어마어마하네”였습니다. 산, 물, 안개가 함께 조화되어 은은하니 운치가 정말 좋아 신선이 된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는 장가계 여행 중 보봉호가 가장 좋았다고 말씀하셨을 정도였답니다!

중간중간 원주민인 토가족 처녀와 총각의 노래도 감상할 수 있고, 선녀가 보봉호에 목욕하러 왔다가 옷을 잃어버려 하늘로 돌아가지 못하고 돌이 되었다는 선녀바위도 볼 수 있습니다. 잘 보면 울고 있는 선녀의 옆모습처럼 보이지 않나요?

안개로도 가려지지 않는 압도적인 원가계의 위용

다음 여행지는 황석채-양가계-원가계입니다. 처음 시작하는 길에서의 경관은 ‘이래서 장가계 장가계 하는 구나’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했습니다.

황석채-양가계는 안개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기억에 남는 게 없어 빠르게 넘어가겠습니다. 씁쓸하네요…

안개로도 가려지지 않는 압도적인 원가계의 위용▲ 안개로도 가려지지 않는 압도적인 원가계의 위용

하지만 괜찮습니다! 원가계가 남았으니까요. 원가계는 영화 <아바타>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그 위용을 드러내는데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확실히 사진으로는 그 장엄함과 압도적인 풍경을 담기에는 부족한데요. 직접 보고 느낄 때 더욱 굉장했습니다. 실제로는 원근감이 있어 하나의 높은 산처럼 보이는 기둥들이 제 각각 위치해 있고, 높이도 아찔할 만큼 높습니다.

볼거리가 다양한 매력상서쇼

335m의 백룡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위에서 보던 모습과는 또 다른 빼어난 경관을 볼 수 있습니다.

배 타고 동굴 탐험▲ 볼거리가 다양한 매력상서쇼

장가계 여행 중에 뮤지컬 공연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천문호선쇼매력상서쇼 두 가지입니다. 솔직히 천문호선쇼를 보고 싶었지만, 야외에서 진행되는 천문호선쇼는 비와 추위에 포기하고 매력상서료를 보았습니다. 장가계 소수민족의 장례, 결혼, 구애 등의 전통 문화를 뮤지컬 형식으로 표현했고, 중간중간 서커스도 있어 나름 흥미로웠습니다.

배 타고 동굴 탐험▲ 배 타고 동굴 탐험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황룡동굴을 탐험했습니다. 동굴 안은 배로 관람할 정도로 크고 수많은 석순, 종유석, 석주가 있어 장관을 이뤘습니다. 참고로 석순은 100년에 1cm씩 자란다고 합니다. 그리고 장가계 여행 중에서 가장 많이 걸었었던 장소로 걷기 불편하신 분들은 배를 타고 입구로 다시 돌아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장가계 여행 Tip!

1. 맑은 날보다 흐린 날이 많은 장가계
아무리 빼어난 경관도 보이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에 장가계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날씨인 것 같습니다. 1년에 200일은 흐리다고 하니 전생에 덕을 많이 쌓아야 맑은 날의 장가계를 볼 수 있다는 농담도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여행 내내 비와 흐린 날씨를 만나 하늘이 애석하기만 했습니다.

2. 천 원짜리 지폐의 쏠쏠함
한국 관광객이 워낙 많아 중국인지 한국인지 헷갈릴 정도였고, 길거리 상인들도 한국 돈을 받습니다. 천 원짜리 지폐 챙겨가시면 여행하기에 편할 듯 합니다. 사진에 나오는 우산은 처음에 상인이 5천원 불렀지만 실랑이하여 2천원에 살 수 있었습니다. 싼 가격만큼 3단 우산인데 하루 쓰고 버려야 했고, 우비는 한 번 입고 벗을 때마다 어딘가 찢어져 하루 쓰고 버렸지만^^; 준비 없이 비를 만나거나 간단한 간식거리를 살 때 천 원짜리 지폐가 유용하게 쓰였습니다.

3. 귤과 대추는 완벽한 간식
음식은 개인적으로 입맛에 맞지 않아서 한국에서 김치랑 김이라도 챙겨올 걸 하는 후회를 했지만 장가계에서 사먹은 귤이랑 대추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장가계에 가신다면 꼬옥 맛보세요~

날씨도 흐리고 음식도 만족스럽지 못했고 이동시간도 길었지만 가족끼리 여행 4일 동안 같이 다니면서 특별한 화제가 아니어도 소소하게 대화를 나눴던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평소 서로 바쁘고 피곤해 같이 공원 가기도 어려웠는데, 가족 공통의 추억이 생겨 소중한 여행이었고, 혼자, 연인, 친구들과 했던 여행들보다 더욱 여운이 남는 여행이었습니다. 🙂

 

사진/글: 삼성SDS 송성우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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