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이 더욱 기억에 남는 이유, 자이가르닉 효과

자이가르닉효과

요즘같이 찬바람이 불고 거리에 낙엽이 가득한 날에는 문득 지난 첫사랑이 생각나곤 합니다. 첫사랑뿐만 아니라 이루지 못한 목표, 놓쳐버린 기회 등 끝맺지 못한 일들은 우리에게 더욱 미련을 갖게 하는데요. 이번 기사에서는 미완성이 주는 효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블루머 자이가르닉(Bluma Zeigarnik)은 식사 도중 흥미로운 사실에 주목합니다. 레스토랑 점원들이 긴 주문을 잘 외우고 정확한 테이블에 서빙하지만, 계산 후 주문 내역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발견했는데요.

자이가르닉은 한 실험을 기획했습니다. 두 그룹에게 동일한 여러 과제를 준 뒤, 한 그룹은 그대로 수행하게 하고 나머지 그룹은 과제 수행 전 다음 과제를 주면서 일을 완료 못하도록 방해했는데요. 실험 결과, 방해받은 그룹이 과제 내용을 더 잘 기억한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는 자이가르닉 효과, 또는 미완성 효과라 불리는데요. 완성, 완료하지 못한 내용에 대해 정신적 압박과 불편함을 느끼고 일을 끝마치려는 효과를 말합니다. 어떤 일을 종료하지 못하고 그만두면 긴장상태가 지속돼 기억 속에 더 오랫동안 남게 된다는 이론인데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자이가르닉 효과에 노출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 영화·드라마

드라마를 보면 중요한 순간 엔딩 배경음악이 깔리면서 다음 화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 같은 시리즈 영화도 다음 내용을 암시하는 대사나 장면을 언급 후 영화가 끝나곤 하는데요. 이는 마지막 장면을 미완성인 채로 남겨 후속 편 시청률 유지는 물론 내용에 대한 기대감을 주기 위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 티저 광고

가끔씩 TV나 포스터를 볼 때, “이게 무슨 내용이지?”라는 의문을 갖게 만드는 광고가 있습니다. 이 역시 자이가르닉 효과를 이용한 광고인데요. 회사명이나 상품 내용을 밝히지 않고 대상자에게 호기심을 제공하는 티저 광고입니다. 메시지를 바로 던지지 않고 서서히 베일을 벗기면서 대상자가 계속 궁금증을 갖게 하는데요. 이 광고 기법은 미완성 효과를 통해 대상자가 더 잘 기억하도록 만드는 방법입니다.

# 스트레스 증후군

간혹 큰 사고를 겪거나 안 좋은 경험을 했을 때 자주 악몽을 꾸거나 내용이 잊히지 않고 기억 속에서 반복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역시 미완성 효과의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학자들에 따르면 경험에 대한 심리 충격이 크고, 기억의 끝이 없기 때문에 계속 반복 재생된다고 하는데요. 생각이 날 때마다 고개를 저으며 부정하기보단, 다 끝났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이 좋은 방법 같습니다.

2018년 새해에는 자이가르닉 효과를 이용해 새해 목표를 실행에 옮기는 건 어떨까요? 하기 싫더라도 우선 시작하면 미완성에 대한 심리 압박 때문에 어느새 목표를 달성한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으니까요!^^

대학생기자단10기 김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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