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연산처리의 성능 한계에 도전하는 병렬컴퓨팅 (6편)

[IT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연산처리의 성능 한계에 도전하는 병렬컴퓨팅 (6편)

지난 1편부터 다섯 편에 걸쳐 병렬컴퓨팅의 배경, 기법, 병렬컴퓨터, 병렬프로그래밍 등 병렬컴퓨팅의 전반적인 내용들을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병렬컴퓨팅 기술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고 있으며, 아직 많은 과제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이번 마지막 편에서는 병렬컴퓨팅 기술의 현재 모습과 앞으로의 미래와 전망에 대해서 다뤄 보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의 미래 컴퓨터의 모습도 같이 한번 상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병렬컴퓨터의 현재 동향

병렬컴퓨팅 기술은 HPC(High Performance Computer) 시장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현재는 모든 슈퍼컴퓨터가 병렬컴퓨팅 기술을 필수적으로 채택하며 다양한 형태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의 진보는 비단 HPC시장뿐 만 아니라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범용PC 및 모바일 기기까지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매년 6월, 11월에는 TOP500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하여 슈퍼컴퓨터의 순위가 1위부터 500위까지 매겨집니다. 슈퍼컴퓨터의 순위는 부동소수점 연산의 처리능력을 척도로 매겨지게 되는데, LINPACK이라고 하는 수치 선형대수 처리용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를 이용하여 측정을 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중국의 Tianhe-2 (MilkyWay-2)라는 슈퍼컴퓨터가 33.862.7 TFlop/s (1초 동안 처리할 수 있는 부동소수점 연산 횟수) 의 성능을 자랑하며, 6회 연속으로 1위를 영광을 차지하였으며, 우리나라도“누리”라고 하는 기상청 슈퍼컴퓨터가 29위를 차지하는 등 약 10대가 500위 안에 포함되었습니다.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 표▲ 2015년 Top500 1위-10위

최근에 Top500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아키텍처의 다양화입니다. 슈퍼컴퓨터는 전통적으로 CPU를 활용한 멀티코어나 클러스터 기반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이에 더하여 GPU나 매니코어 등의 가속기를 활용하는 이기종컴퓨팅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1위를 차지한 Tianhe-2는 인텔의 제온파이라는 매니코어 가속기를 채택하고 있으며, 반면 2위를 차지한 Titan은 NIVIDIA의 GPU를 가속기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 매니코어와 GPU를 동시에 채택하고 있는 슈퍼컴퓨터들도 등장하였습니다. 이처럼 가속기를 사용하는 슈퍼컴퓨터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매니코어와 GPU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병렬컴퓨팅의 미래와 전망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최근 IT 트렌드 중 가장 뜨겁게 회자되고 있는 것이 바로 빅데이터입니다. 수많은 기업들은 현재 빅데이터로부터 가치 있는 정보를 찾아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속도뿐 만 아니라 대규모의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 시작된 것입니다.

빅데이터 시대에서는 폭발적인 대규모의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컴퓨팅 자원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 인프라는 그러한 빅데이터를 감당할 여력이 없으며, 또한 로컬 시스템의 수직적인 성능 향상을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표현한 이미지▲ Big Data in the Cloud

이에 대한 대안이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데이터 센터의 대규모 노드를 통하여 분산 컴퓨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대규모 정보에 대한 저장 및 병렬처리가 가능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클라우드 가상화 환경에서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까지 발전하면서 이 둘의 공생관계는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클라우드 컴퓨팅은 빅데이터를 뛰어넘어 패스트 데이터를 향한 핵심적인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래 컴퓨터 기술

지난 편에서도 소개 드렸다시피, 컴퓨터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과거부터 다양한 노력들이 시도되어 왔습니다.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컴퓨터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고자 하는 시도가 현재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광컴퓨터와 양자컴퓨터는 산업계나 학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먼저 광컴퓨터란, 쉽게 말해서 빛으로 동작하는 컴퓨터를 말하는데 전선 대신 광섬유를 이용해 빛으로 신호를 전달하여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입니다. 광통신은 신호손실과 잡음 문제가 많아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가장 큰 과제라고 할 수 있으며, 아직 실용화된 기술은 아닙니다. 국내에서는 ETRI 연구진이 최근 ‘실리콘 포토닉스’라고 하는 실리콘 반도체 기반 광 송수신 단일 칩 개발에 성공하여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에 근거한 중첩의 원리를 이용하는 컴퓨터입니다. 현대 물리학의 양자역학에 따르면 분자, 원자, 핵이 공존하는 미시세계에서 물질을 구성하는 작은 입자는 에너지가 불연속적이고 파동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그 위치나 상태가 중첩되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원리를 컴퓨터에 적용한 것이 바로 양자컴퓨터입니다.

일반적인 컴퓨터는 정보의 단위로 ‘0’과 ‘1’로 이루어진 비트를 사용하지만 양자컴퓨터에서는 이에 더하여 ‘0’과 ‘1’을 중첩시킨 상태를 포함하고 있는 큐빗(qbit)을 정보의 단위로 사용하여 연산을 병렬로 처리합니다. 예를 들어, 일반 PC에서는 한 개의 비트에 대한 해를 찾을 때, ‘0’과 ‘1’을 각각 대입하는 2번의 과정을 거치지만 양자컴퓨터에서는 ‘0’과 ‘1’을 중첩시켜 단 한 번에 해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현재 D-Wave라고 하는 세계 최초의 양자컴퓨터가 시장에 나왔으나, 사용분야가 극히 제한적이고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글을 맺으며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수많은 첨단 기술과 서비스 중심에는 컴퓨팅 성능 향상을 위한 사람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들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SMAC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IT 패러다임에서도 컴퓨팅 기술은 더욱더 진화하여,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줄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열어가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긴 시간에 걸쳐 병렬컴퓨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 봐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참고자료]

위키백과, http://ko.wikipedia.org

Top500, http://www.top500.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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