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에서 찾아보는 상품전략

영화 속에서 찾아보는 상품전략

해마다 여름이면 블록버스터 영화가 줄이어 개봉됩니다. 오늘은 영화 속에서 상품전략 의미를 찾아보겠습니다. 영화를 제일 많이 보는 나라는 어디일까요? 영화진흥원에서 발간한 2017년 한국영화 산업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평균 영화관람 횟수는 4.2회로 전 세계에서 2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아이슬란드가 4.3회로 1위를 기록했으며, 싱가포르 3.9회, 호주 3.7회, 미국 3.5회, 홍콩 3.5회로 집계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이슬란드 전체 인구가 34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한국이 단연 세계 1위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아이언맨, 어벤저스와 같은 해외 대작이 우리나라에서 종종 선 개봉되기도 합니다.

비공식 집계로 인도가 압도적인 1위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인도는 영화 관람을 좋아하는 국민 성향과 유료로 집계되지 않는 관람객 수가 엄청 많고, 특히 주말이면 마을 주민이 공터에 모여 영사기를 통해 영화를 본다고 합니다. 영화관을 찾을 때 드는 경제적 부담과 턱없이 부족한 극장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인도 인구 100만 명 당 스크린 수 7개, 2014년 UNESCO)
<출처> KOTRA&KOTRA 해외시장 뉴스 : TV, 영화, 출판시장을 중심으로 살펴본 인도 엔터테인먼트산업

그렇다면, 세계에서 영화를 가장 많이 제작하는 나라는 어디일까요? 공식 집계 기준으로 생각해보십시오. 혹시 할리우드를 연상하여 미국을 생각하셨나요? 정답은 볼리우드(봄베이+할리우드 합성어) 인도입니다. 인도에서는 1년에 무려 900 ~ 1,000여 편의 영화가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미국은 300 ~ 400여 편)

만약 여러분이 영화를 만들어 해외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면 어느 시장을 우선 타깃으로 해야 할까요? 이를 알아 보기 위해 STP 전략에 근거하여 분석해 보겠습니다. STP란 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 첫 글자를 따서 만든 마케팅 용어로 Go to Market(Product, Price, Place, Promotion 4P Mix 전략)을 위해 먼저 시장을 나누고, 세분화된 시장에서 공략해야 할 목표시장을 선정한 후 그 시장에서 어떤 상품 콘셉트로 커뮤니케이션할 것인지를 정의하는 일련의 활동을 의미합니다.

시장을 나누기 위해서는 먼저 세분화 변수를 정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성별, 연령, 직업, 소득 같은 인구 통계 변수, 혁신에 대한 수용도, 라이프 스타일, FRM(Frequency, Recency, Monetary: 주로 유통업에서 많이 사용 )등 변수, 만족/불만족, 용도와 같은 Customer Needs 변수를 고려하여 상황에 맞는 시장으로 나누되, 각각의 세분 시장은 적정한 시장규모, 측정 가능성, 접근 가능성, 반응의 차이라는 4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특히 반응의 차이는 동일한 마케팅 자극에 대한 세분시장 간 차이를 분석하는 것으로 해당 시장이 얼마나 이질적인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시장이 세분화되면 우리가 주로 공략할 목표 시장을 선정합니다. 목표 시장은 다시 시장 매력도(규모, 성장성, 수익성, 지속성, 안정성)와 경쟁력 차원에서 검토해야 합니다.

그럼, 인도 시장은 어떨까요? 앞에서 언급한 기준에 따르면 전체 시장 규모는 커 보일지 모르나 실제 유료 관람객 수가 적고 그 시장만의 독특한 문화(우리가 보기에는 다소 뜬금없는 가무가 영화의 필수 요소로 심지어 극장에서 영화 관람 중 댄스 장면이 나오면 관객이 모두 일어나 춤을 춘다고 합니다)를 맞추기 어려워 부적합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Positioning입니다. 여기서는 상품 콘셉트를 영화 포스터로 매우 단순화하여 가정하고 얘기해 보겠습니다. 혹시 동일 영화의 해외용 포스터를 보신 적이 있나요? 국내용 포스터는 주인공인 유명 배우를 강조한 인물 중심이고, 해외용 포스터는 영화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스토리 중심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만약 영화 콘셉트를 elevator pitch(엘리베이터에서 중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상품/ 서비스 가치에 대해 3분 이내 매우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표현한다면 박쥐를 표현한 해외용 포스터가 단연 더 잘 전달되겠죠?

상품의 바람직한 콘셉트와 아이덴티티를 정의하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기법은 포지셔닝 맵(Positioning Map)입니다. 포지셔닝 맵이란 소비자 마음속에 자리 잡은 시장 내 player의 상품 또는 서비스를 2차원(또는 3차원) 공간에 표시한 것으로써 Perceptual Map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포지셔닝맵을 그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각 축에 대한 기준 선정입니다. 각 기준은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1) 경쟁사 대비 자사 상품의 차별적 우위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2) 고객의 KBF(Key Buying Factor)이어야 하며 3) 유의미한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포지셔닝 맵

그렇다면, 기존 스토리 대비 차별적 우위가 잘 두드러진 영화는 무엇이 있을까요? “반지의 제왕”은 어떤가요? 절대 반지, 보통은 그러한 반지를 얻기 위해 온갖 위험과 고난을 겪게 되는데 이 영화는 애초에 반지는 쉽게 얻고 그것을 버리기 위해 엄청난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통념상으로는 얻는 것이 어려운데 이 영화는 버리는 것이 무지무지 어려운 것이죠?

“슈렉”은 또 어떤가요? 우리가 알고 있는 왕자와 공주가 나오는 어린이 애니메이션 속에서 “슈렉”은 아마도 가장 차별화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그전까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것, 즉 포지셔닝 맵의 두 축인 “계급과 외적인 미”라는 기준을 여지없이 깨버리고 새로운 축에서 자리매김한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대부분의 반전 영화는 우리에게 익숙한 기준점을 새롭게 정의하여 성공했습니다.

그렇다면 경쟁 상품 대비 차별적 우위를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1000만 관객 영화, 왕의 남자로 잘 알려진 이준익 감독은 “어떤 사람이 훌륭한 예술가(영화감독) 인가?”라는 질문에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가장 멀리 달아난 사람”이란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정말 멋진 멘트 아닌가요? 여기 그런 영화감독을 한 분 소개해 드립니다. 지난 2015년 개봉한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라는 영화의 전율을 기억하실 겁니다. 호주 출신 조지 밀러(George Miller) 감독인데요. 그의 직업은 원래 외과의사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의사를 그만두고 1979년부터 매드맥스 시리즈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더욱이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라는 극도의 정신없는 영화(?)를 만든 조지 밀러의 당시 나이가 무려 70세였으니 이 또한 일반적인 자기 자리에서 꽤 멀리 달아난 것이죠. 그 이후 아주 귀여운 “해피 피트”(2006년)라는 가족 애니메이션을 만들면서 또다시 멀리 가기를 했습니다.

물론 상품을 만드는 사람 자체가 무작정 멀리 가기를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고민하는 상품은 최소한 경쟁자가 그것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는 헤아려 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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