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을 존중하는 글로벌 IT기업들

최근 글로벌 IT기업을 중심으로 안면인식(Face Recognition) 기술에 대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IBM은 안면 인식 기술 사업 중단을 선언했고, 아마존과 MS에서는 미국 국방부와 경찰에 제공하기로 되어있던 안면인식 소프트웨어 기술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안면인식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경우 해당 기술은 백인 남성은 인식이 잘 되는 반면에, 피부색이 어두울수록 인식률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AI 학습에 백인 남성이 많이 이용되면서 인종/성별에 대한 편견이 논란을 낳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글로벌 IT기업들

아마존의 안면인식 시스템 ‘Recognition’은 미국 정부에 판매되어 왔고, 경찰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홍보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자사의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가 인권 및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다며 1년 동안 사용중지 조치를 실시했네요. MS는 안면인식 기술을 규제하는 법이 마련될 때까지 이 기술을 제공하지 않을 예정이며, 또한 IBM 최고경영자인 아빈드 크리슈나 회장은 “안면인식 기술을 비롯해 관련 소프트웨어를 더 이상 개발/배포하지 않겠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시민을 감시하고 인종 분류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안면인식 기술 사용을 금지한다”라고 밝혔죠. 자사 솔루션에서 인종차별적이고 비인권적 요소가 발견되는 즉시 개발이나 판매를 중지하는 조치를 실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활동은 IT업계 일선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통상 써오는 용어 중에 Master(주인)와 Slave(노예)라는 구성이 있습니다. 보통 PC에 하드디스크를 2개 이상 설치할 경우, 마스터와 슬레이브 설정이 필요하다고 얘기하곤 합니다. 이는 스토리지나 클라우드 상 저장 장치 구조, 서버/인프라 구성에서 용어로 사용되죠. 또한 소스코드 기술 구조가 이와 같이 표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Master와 Slave라는 용어를 걷어내고 새로운 포괄적인 언어로 바꾸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Google 엔지니어들은 Chrome에서 ‘블랙리스트’(Blacklist)와 화이트리스트(Whitelist)’라는 인종차별적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허용 목록(allow list)’과 거부/제외 목록(deny/exclude list or blocklist)’으로 대체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Github에서는 ‘마스터(Master) 대신 메인(Main)’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노예(Slave)’는 ‘secondary’ 등으로 대체될 수 있겠죠.

다양성을 존중하는 글로벌 IT기업들

블랙리스트의 어원은 흑인이나 유색 인종을 지칭하는 데서 유래된 명칭은 아니지만, IT업계에서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인종차별적인 기술용어를 변화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블랙리스트는 영국 정치가 크롬웰과 관련된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검은 노트에 이름을 적은 데서 유래한 명칭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Black=나쁘다, White=선하고 좋다’는 편견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글로벌 IT업계 선두주자

구글은 매년 자사 인력 구성에 대한 ‘다양성 보고서’를 내고 있습니다. 구글은 전세계으로 기술직 인턴의 40%가 여성이고, 미국 내 인턴 24%가 흑인이나 라틴계라는 내용을 비롯해 67.5%는 남성, 32.5%는 여성이라는 등 성별/인종/교육의 차이로 인해 차별 받지 않도록 다양성을 수용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2020년에 실었습니다. 애플 다양성 보고서

애플 또한 다양성 보고서를 매년 발간하고 있는데, 애플의 여성 직원은 전체의 33%를 차지하고 있고, 아시아계가 전체의 23%를 차지하고 있다는 내용을 싣고 있으며, 흑인과 히스패닉, 아메리카 원주민 등이 신입사원의 53%를 차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죠. Google 다양성 보고서




이러한 다양성 보고서는 구글, 애플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에서는 공개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이 앞다투어 다양성 보고서를 내는 이유는 ‘기업 투명성을 높여 공정성과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장점으로 활용되기 때문입니다. 고용에 있어서 불평등이 없음을 밝히고 소수민족과 저소득층을 우대하면서 사용자에게 친화적인 기업으로 인지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니까요. 또한, 글로벌 사용자의 다양한 시각을 위해 비 기술직 직원도 선발하여 일반 사용자의 눈으로 제품을 바라볼 수 있는 다양성이 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2018년 8개국 1,700개 이상의 다양한 업종과 회사를 대상으로 다양성이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뮌헨 공과대학과 함께 한 이 분석에서 다양성(업종, 학력, 성별, 연령 등)이 평균 이상인 기업은 19%의 높은 혁신적 수익과 9% EBIT(Earning Before Interest and Taxes, 세전영업이익)를 더 올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별이나 학력, 신분 차별 등으로 인해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는 국가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빨리 수용할수록 더 높은 성과와 혁신을 거둘 수 있을 거라는 예측도 빼놓지 않았죠.

구글 다양성 보고서의 첫 문장인 ‘Looking back. Stepping forward(뒤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기)’가 무척이나 와 닿는 이유는 우리 기업도 불평등과 차별이 만연해 있지 않은가를 돌아봤으면 하는 소망과 글로벌 기업으로 다양한 국가와 민족 동료들과 일해보고 싶은 기대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참고자료
- Techcrunch.com, IBM ends all facial recognition business as CEO calls out bias and inequality
- TheVerge.com, Amazon bans police from using its facial recognition technology for the next year
- washingtonpost.com, There’s an industry that talks daily about ‘masters’ and ‘slaves’
- BBC, GitHub abandons ‘master’ and ‘slave’ terms to avoid row
- HBR, How and Where Diversity Drives Financial Perfor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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