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이 깊은 도전, 커피 바리스타

향이 깊은 도전, 커피 바리스타

안녕하세요? 삼성SDS 최소영 선임입니다.

올 여름, 정말 덥습니다. 갑작스레 찾아온 폭염으로 숨이 턱턱 막히는데요. 이렇게 후덥지근한 날씨엔 역시 시원한 아메리카노가 딱이죠? 여름은 커피의 계절입니다.

한 잔의 커피는 삶에 풍요로움을 주는 존재입니다. 지치고 바쁜 날엔 간단한 테이크아웃 커피로, 대화나 여유가 필요할 땐 깊고 진한 커피와 함께 늘 우리를 깨어있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바리스타는 참 매력적인 직업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든 커피를 음미할 수 있다면, 인생이 더욱 풍부해지지 않을까요? 그래서 삼성SDS 사내 동호회 ‘바리스타-카페人’ 회원들과 함께 도전했습니다. 바로 바리스타 자격증입니다.

한여름에 떠나는 바리스타의 여정, 함께 떠나보실까요?

예전에 친구네 집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는데요, 바로 거실 벽에 걸린 친구 어머니의 바리스타 자격증이었습니다. 친구의 어머니께서는 집안에 작은 홈카페를 꾸며 놓으셨습니다. 부엌에는 각종 커피 기구가, 냉장고에는 여러 종류의 더치커피 원액이 정갈하게 놓여있었습니다. 그때 친구 어머니께서 원두에 따라 다른 커피의 맛을 보여주셨는데요. 우와 ~! 커피에는 쓴맛뿐만 아니라, 단맛도 있고 신맛도 있었습니다. 늘 ‘커피는 쓰다’라고 생각해왔는데, 매우 신기했습니다.

그 이후로 커피를 더 알고 싶고 더 멋있게 먹고 싶어졌습니다. 또 나를 위해서 무언가를 해야겠다, 내 이름의 자격증을 갖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바리스타 자격증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

#1. 커피는 진하게_ 에스프레소 추출

바리스타 실기시험의 첫 번째 과목은 에스프레소 추출입니다. 모든 준비가 끝난 후, 포터필터와 템퍼를 이용해 네 잔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해야 합니다.

삼성SDS 바리스타 동호회 사진 1

에스프레소의 추출은 이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Dosing, Leveling, and Temping. 맨 왼쪽 사진처럼 포터필터에 커피 가루를 배분하는 것이 Dosing이고, 그 다음 얇은 막대로 포터필터의 커피가루를 편평하게 만드는 것이 Leveling입니다. 마지막으로 포터필터의 커피가루 사이에 물이 고일 수 있도록 템퍼로 힘껏 눌러주는 것이 Temping입니다. 꼭 호떡 누르는 것 같이 생겼죠? 이 세 가지만 잘 따라 한다면, 완벽한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삼성SDS 바리스타 동호회 사진 2△ 오른쪽 사진: 커피머신에 포터필터를 장착하는 유호경 선임

가장 맛있는 에스프레소는 25초에서 30초 사이의 시간 동안 추출된 커피입니다. 위에서 말한 템핑의 압력에 따라 추출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템핑이 곧 에스프레소의 맛을 결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커피는 여유가 아니라, 스피드인지도 모릅니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에게는 안식의 시간을 주지만, 커피를 만드는 사람에겐 1분 1초가 아까운 시간싸움이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에스프레소는 주어진 시간 안에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집중해야 하는 씨름 같습니다. 맛있는 커피는 뒷맛이 깔끔하고 또 먹고 나면 입에 침이 고인다고 하는데요, 그 한 잔의 커피를 위해 바리스타가 얼마나 집중해야 하는 지 조금이나마 느낄수 있었습니다.

#2. 커피는 부드럽게_ 카푸치노 스티밍

 

에스프레소에 이어 다음은 카푸치노 네 잔을 만들었습니다. 카푸치노의 매력은 부드러운 거품이지요? 그래서 카푸치노를 만들 때는 Steaming, 즉 거품내기가 가장 중요한 평가 항목입니다.

삼성SDS 바리스타 동호회 사진 3△ 왼쪽 사진: 스팀피처에 우유를 데우는 임승혁 사원

에스프레소가 커피를 만드는 ‘기술’이었다면, 카푸치노는 커피를 가꾸는 ‘예술’인 것 같습니다. 스팀피처로 만든 우유 거품을 커피 위에 얹으며 하트와 나뭇잎 등 라떼아트를 선보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 카푸치노는 너무 뜨거워도 안되며, 커피 크레마의 갈색 거품과 우유의 하얀색 거품이 잘 어우러져 그 결이 확실하게 보여야 합니다.

원두는 그 모양도 맛도 각기 다릅니다. 시큼한 맛이 나기도 하고, 쓴맛이 강한 원두도 있지요. 하지만 쓴맛이 강하던 원두도 물과 섞여 깔끔한 아메리카노가 되기도하고, 시큼한 맛이 나던 원두는 우유와 섞여 고소한 라떼가 되기도 하는데요. 문득 우리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도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을 겪느냐에 따라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입니다.

커피의 세계엔 정답이 없다고 합니다. 에스프레소처럼 쓴 커피도 누군가에게 가장 훌륭한 자극제이고, 또 아메리카노처럼 신 커피도 누군가에게 뒷맛이 깔끔한 단 커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꼭 어떤 커피가 좋은 커피다라고 말할 수 없는데요, 이렇게 커피의 다양한 개성을 살리는 것이 바리스타의 역할인 것 같습니다.

#3. 커피는 향기롭게_ 미소와 자세

 

바리스타 시험에서는 커피의 맛만 평가하지 않습니다. 커피를 만드는 사람의 미소와 자세도 중요한 평가 항목인데요. 시험 맨 마지막에 수험자는 평가자에게 본인이 직접 내린 커피를 전해주어야 합니다. 그냥 무뚝뚝하게 주면 감점입니다. 반드시 “커피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평가자의 눈을 맞추어야 합니다. 솔직히 쑥스러워서 제일 힘든 부분이기도 합니다.^^;;

삼성SDS 바리스타 동호회 사진 4△ 왼쪽 사진: 예쁜 미소로 본인이 직접 만든 커피를 전하는 이지현 사원

바리스타 수업을 들으면서 가장 놀랐던 것은, 커피를 만드는 자세에 있어서는 그 평가 기준이 정말 엄격했다는 것입니다. 복장도 흰색 상의에 검정색 하의로 단정함을 잃지 않아야 하며, 위생도 엄격하게 관리합니다.

카푸치노 우유에 거품을 내는 증기 벨브만 해도, 거품 내기 전에 미리 벨브를 열어 놓아야 합니다. 이전에 만들다 남은 스팀을 빼기 위해서입니다. 거품을 다 내고 나면 또 한번 벨브를 열어 놓아 남은 스팀을 빼주어야 합니다. 또한 커피를 만들고 나면 많은 찌꺼기가 기계에 묻는데요, 이 때마다 린넨 수건으로 기계를 잘 닦아주어야 합니다. 만약 바닥에 커피 물이나 찌꺼기가 떨어져있으면 감점이 됩니다.

건강한 커피를 제공하기 위한 바리스타의 숨은 노력, 정말 철저하지요?

완벽한 한 잔의 커피를 위하여, 커피 바리스타

 

커피는 늘 우리 곁에 있는 음료입니다. 아무런 일이 없어도, 특별한 감정이 없어도 늘 옆에 두고 마시는 음료가 바로 커피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예전에는 커피를 마실 때에 바리스타의 수고로움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어디에서나 흔하게 마실 수 있는 것이 커피이기에, 그 특별함을 잘 알지 못했습니다.

완벽한 한 잔의 커피를 위하여 모든 변수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바리스타의 능력과 정성. 그 수고로움을 생각한다면 아무리 흔한 커피일지라도 조금은 더 행복하게 마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사진: 삼성SDS 최소영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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