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것 없이 무작정 홀로 떠난 라오스

정해진 것 없이 무작정! 홀로 떠난 라오스

안녕하세요? 삼성SDS 손지명 선임입니다.
지치는 일상이 반복되다 보면 한 번씩은 그냥 무작정 떠나고 싶은 유혹이 들기도 하는데요~ 저도 얼마 전 야근을 하다가 ‘휴가 갈까?’라는 스치는 생각에 홀려 무작정 2주 뒤에 출국하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습니다. 도착지는 바로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

사전지식 전~혀 없이, 심지어 비엔티엔이 베트남인 줄 알았던 저의 대책 없는 3박 5일간의 나 홀로 여행! 오늘은 그 엉뚱했지만 성공적이었던 여행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STEP 1. 정해진 것 없이, 주어지는 대로

라오스로 떠나기 전에 준비했던 것이라곤 인천-비엔티엔 왕복 티켓, 첫날 묵을 숙소. 달랑 두 가지였습니다.

겁도 없이 괜찮았냐고요? 아뇨, 겁났습니다. 그런데 왜 준비를 안 했냐고요? 사실은 출국 전날까지도 갈지 말지 고민했었습니다. 배짱 좋게 티켓은 끊었지만 막상 혼자라는 것이 두렵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렇게 갈팡질팡하던 끝에 시간은 다가왔고, 모든 것을 운명에 맡기기로 하고 여행가이드 한 권과 함께 라오스로 떠났습니다!

라오스 여행 사진 1

라오스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첫날 지낼 숙소였는데요~ 숙소 앞 작은 화이트보드에 적힌 제 이름을 본 순간, 친절하고 따스한 환영에 모든 것이 잘 되리라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해볼까요? Bon Voyage!

STEP 2. 자전거로 비엔티엔 둘러보기

게스트하우스에서 낡은 자전거 한 대를 빌려 비엔티엔을 둘러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참 예뻤던 하늘. 얼굴을 타고 부는 따뜻한 바람이 상쾌했습니다. 숙소 주인아저씨가 알려준 경로 대로 사원과 주변 명소를 둘러보았는데요~ 라오스 종교의 95%가 불교인만큼 곳곳에서 사원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라오스 여행 사진 2▲ 규모가 크지 않아 둘러보기 수월했던 비엔티엔

STEP 3. 루앙프라방으로 출발

비엔티엔을 가볍게 둘러본 뒤 다음 목적지는 루앙프라방으로 정했습니다. 이동 수단은 미니벤, 버스 또는 항공을 이용할 수 있는데요~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비엔티엔에서 루앙프라방까지 차로 약 10시간이 걸리는 관계로 저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라오스 국내 항공을 이용했습니다. 그것도 아주 운이 좋게 특가로!

라오스 여행 사진 4▲ 루앙프라방에서 나의 두 번째 휴식처 발견

루앙프라방 공항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일단 시내로 들어왔습니다. 여행자 거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게스트하우스들이 아주 많이 있었는데요. 몇몇 방을 둘러보고 현지인 부부가 운영하는 아주 깨끗한 숙소를 발견했습니다. 동네도 예쁘고 친절한 부부의 첫인상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준비되지 않음의 장점은 이렇게 발이 닿는 곳에 아무렇게나 머물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요?

STEP 4. 요정들의 놀이터, 꽝시폭포

라오스 여행 사진 5

라오스 여행 사진 6

짐을 풀고, 시내에서 차로 약 1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한 꽝시폭포를 찾았습니다. 오묘한 보석빛깔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저도 가장자리에서 발을 담그고 신선놀음을 했답니다.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물은 좀 차게 느껴졌습니다.

라오스 여행 사진 8▲ 비 내리는 루앙프라방

라오스의 5~9월은 스콜성 집중호우가 자주 내리는 우기입니다. 맑은 하늘에서 불현듯 비가 내리곤 하는데, 10여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화창해집니다. 꽝시폭포에서 내려오는 길에 비를 만났는데, 그 풍경이 어찌나 예쁜지 비를 피하러 들른 가게에서 넋을 잃고 구경했습니다.

STEP 5. 다있소, 쇼핑의 천국 야시장

라오스 여행 사진 8

루앙프라방에선 매일 저녁 5시부터 10시까지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는 야시장이 형성됩니다. 아기자기한 소품도 많고 눈이 바빠지는 곳입니다. 특이했던 것은 상인에게 가격을 물으면 되려 계산기를 제게 건네주면서 얼마에 살 것인지를 되묻습니다. 흥정하는 재미도 있지만 워낙 물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흥정의 성취감에 비해 금액적 이득은 적습니다.

라오스 여행 사진 9▲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루앙프라방의 야시장

방앗간을 그냥 지날 리 없는 저는 여기에서 지인들에게 줄 손거울과 시원한 면바지를 구입했습니다. 일명 코끼리 바지! 코끼리 바지는 편해서 다음날 종일 입고 다녔답니다!

STEP 6. 현지인의 문화를 배우는 시간. 아침시장

라오스 여행 사진 10▲ 루앙프라방의 하루를 여는 아침시장

흔히, 루앙프라방을 말하면 야시장을 떠올리시겠지만, 아침시장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아침시장은 현지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곳입니다. 주로 농수산물을 판매해서 관광객이 살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지만 아침 일찍부터 하루를 시작하는 라오스 주민의 문화를 배울 수 있습니다. 저는 *탁발 시간에 나오지 못한 아쉬움을 이 곳에서 달랬습니다.

* 탁발: 승려들의 생활방식이자 수행방식으로, 출가수행자가 무소유계를 실천하기 위해 발우를 들고 마을로 나가 음식을 얻어먹는 것을 말함

STEP 7. 루앙프라방 명소 일일 투어여행

라오스 여행 사진 11▲ 루앙프라방의 대표 교통수단 뚝뚝

루앙프라방 시내의 명소들을 둘러보기 위해 일일 투어를 신청했는데요~ 별도의 사전예약은 필요 없습니다. 시내 곳곳에 여행사가 있어 가까운 곳에 들러 시내를 둘러보고 싶다고 말하면 그 자리에서 플랜을 짜주시고 여행지에 데려다줄 기사님을 연계해줍니다. 뚝뚝과 함께 나타난 현지 기사분과 약 3시간 동안의 시내 투어를 나섰답니다.

라오스 여행 사진 12▲ 푸시산에서 바라본 루앙프라방

투어 중에서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은 바로 여기! 푸시산에서 내려다 본 루앙프라방의 전경이었습니다. 물론 이 관경을 보려면 약 300개의 계단을 오르는 수고를 겪어야 하지만, 정상에 서면 금새 다리 아픔 정도는 잊을 수 있습니다. 저는 3시경에 이 곳에 올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일몰을 보는 장소로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해질녘에 오른다면 더 멋진 풍경을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STEP 8. 특별한 행운. 나 홀로 매콩강 보트투어

라오스 여행 사진 13▲ 메콩강 보트투어

메콩강을 따라 산책하다 보니 강가를 유유자적 거니는 보트가 참 여유로워 보였습니다. 부러운 눈빛이 느껴졌는지 저 혼자임에도 불구하고 선장님이 흔쾌히 보트투어를 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선장님과 저의 약 50분간 데이트! 이런 사치를 다 누리다니, 행운의 딸인가 봅니다^^

참, 천천히 강가를 둘러보기 때문에 멀미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STEP 9. 감성이 묻어나는 루앙프라방의 밤

루앙프라방의 밤은 화려한 네온사인 불빛 대신 사람 사는 이야기가 새어 나오는 곳이었습니다. 유독 어둠이 일찍 찾아 오지만 그래서 더 일찍부터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야외카페에서 가볍게 맥주를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하면 이만한 행복이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라오스 여행 사진 14▲ 루앙프라방의 밤거리

저는 3일의 여정 동안 비엔티엔에서 하루, 루앙프라방에서 이틀을 머물렀습니다. 다른 도시는 가보지 못해서 다소 부족한 여행기지만, 제게는 가장 여유롭고 편안했던 여행이었습니다. 특히나 6월은 라오스를 여행하기에는 기우상으로 비수기에 해당되어 관광객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더 가까이에서 현지인의 생활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떠나기 전 저의 걱정이 너무 부끄러웠을 정도로요!

‘빨리빨리’에 익숙한 한국인의 시간과 달리, 여유 있는 라오스인들의 모습을 비유해 ‘라오타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천천히 하루를 보내는 그들을 보면서 마음의 위안과 안정을 느꼈습니다. 한 박자 쉬고 싶다고 생각이 드신다면, 라오스를 가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글/사진: 삼성SDS 손지명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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