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인터넷으로 연결하기 위한 노력

# 2023년 전 세계 사람들 3명 중 2명은 인터넷 이용

시스코(Cisco)에서 발간한 ‘시스코 연례 인터넷 보고서’(2020)에 따르면 2023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66%인 53억 명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202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64%인 50억 명 정도가 인터넷 사용이 가능했죠.

인터넷 사용자가 늘어나는 건 인구 증가에 따라 당연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사용하는 네트워크, 연결된 디바이스의 증가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3년에 1인당 12.1개의 연결 기기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습니다. 2018년에는 6개 수준이었으니 2배로 늘어나는 것이죠. TV, 게임기, 공기청정기, 에어컨, 세탁기까지 이제는 모든 기기에 인터넷 연결이 필요한 세상입니다.

뿐만 아니라 디바이스끼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통신하는 M2M(Machine to Machine) 연결이 전 세계 인터넷 연결의 50%를 차지할 것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가정 전기 사용량을 계량해 한국전력으로 보내거나, 가스 센서를 점검해 주기적으로 안전 업체로 전송해 주는 인터넷 트래픽이 M2M의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요즘은 가전 브랜드마다 스마트 가전이라며 모든 기기들을 연결해 사용량 측정은 물론 청소, 빨래와 같은 명령을 내릴 수도 있죠.

인터넷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전 세계 학자들은 2050년쯤이면 인류가 97억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 전망하는데요. 많은 사람들에게 식량이 공급되려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농산물에 대한 정보가 신속하게 사람들에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농업 분야에서 IT 서비스 성장이 필요하고, 이에 앞서 인터넷 연결이 확보돼야 가능한 얘기죠.

특히, 미국 온라인 농산물 거래 규모는 무려 1.4조 달러(1,500조 원)에 달하는데요. 인터넷에 연결해 시장을 먼저 개척한 농부들은 부가가치뿐만 아니라 매출에서도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농부들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많은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더구나 인터넷으로 모든 농산물 정보가 연결된다면 그 시장 규모와 가치는 몇 배로 커질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너도나도 인터넷에 연결하고, 수요는 그에 몇 배씩으로 불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터넷 접속 환경은 나라마다 다르고, 인프라가 좋지 않은 나라도 많은데요. 일반인에게 인터넷 접속이 허용되지 않는 북한을 제외하고, 전쟁과 내전으로 피폐해진 수단이 인구의 2% 정도가 온라인 접속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환경이 열악한 아프리카 지역 12개국 인터넷 연결 관련 조사를 살펴보면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경우 구직 기회가 3~4% 높았고, 인터넷 연결이 극빈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디지털 연결 격차 수준은 저개발국가에서도 심각하고, 인터넷 혜택에 따라 교육과 생활 수준이 달라지는 세상이 돼 가고 있죠.

또한 국가적으로도 인터넷 사용률이 10% 높아질 때, 경제성장률이 1.3%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고 합니다. 이러다 보니 아직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정도가 인터넷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인터넷 연결 문제는 기아와 온난화 현상 등에 이어 세계적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돼가고 있습니다.

# 전 세계를 인터넷으로 연결하기 위한 노력의 역사

2020년 3월 페이스북은 중국의 이동 통신사 차이나모바일과 함께 3만 7천Km 길이의 해저 케이블을 아프리카에 설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해저 케이블은 아프리카와 유럽, 중동 23개국을 연결할 예정인데요. 무려 10억 달러(약 1조 2천억 원)가 투자되며, 2024년 완공 예정이라 합니다. 아프리카에 대한 인터넷 인프라의 투자 증가는 아직 인터넷 사용량이 많지 않은 아프리카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크게 주목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지구촌 오지까지 인터넷 케이블을 연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비용 대비 성과도 높지 않고요.

그래서 구글(Google)은 지구 상공에 열기구를 띄워 지구촌 곳곳에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는 ‘프로젝트 룬(Loon)’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2013년에 출범한 이 프로젝트는 고도 20Km 성층권에 풍선을 띄워 오지까지 인터넷을 보급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2017년에 푸에르토리코에 허리케인이 닥쳐 모든 통신 인프라가 파괴되었을 때, 룬을 띄워 인터넷 연결을 복구하기도 했었고, 특히 지난해 7월에는 케냐에서 룬을 통해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찾을 수 없고, 인터넷 사용을 위한 비용을 줄일 대책이 없어 사업이 중지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글로벌 인터넷 연결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구글은 프로젝트 타라(Taara)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보이지 않는 광선을 이용해 광케이블을 설치하지 않아도 광섬유 케이블로 연결된 것처럼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12마일 거리에서 20Gbps의 전달력을 갖는다고 하는데, 룬처럼 실패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Source: Loon >

전 세계를 변화시키는 기술 투자에 엘론 머스크(Elon Musk)가 빠질 수 없죠. 그의 회사인 스페이스X(SpaceX)는 2018년부터 스타링크(Starlink)라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에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스페이스X는 1,265개의 스타링크 위성을 지구 저궤도(500Km 내외)에 올려놨습니다. 스페이스X는 미국연방통신위원회에 42,000개의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서류를 이미 제출해 승인까지 받아둔 상태로 전 세계를 위성으로 덮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100 Successful Flights of SpaceX

스타링크는 여러 기술, 환경, 비용적인 이슈를 안고 있습니다. 먼저 스타링크 최고 속도는 초당 150Mbps 정도로 광케이블에 비할 바가 되지는 못합니다. 누가 150MBps 인터넷을 베타 서비스 가격인 $99를 내고 사용하겠냐며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이 정도 속도는 미국 인터넷 속도로 보면 상위 5%에 해당한다고 하네요. 물론 엘론 머스크는 2021년 말까지 최고 속도를 2배까지 늘리겠다고 했죠.

스타링크 위성이 지구 주변 우주궤도를 뒤덮으면서 우주 쓰레기를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지구 궤도상에는 우주 쓰레기 50~60만 개 이상이 초속 8~11km의 속도로 돌고 있습니다. 그 속도에 부여된 파괴력은 20톤짜리 트럭이 들이받는 충격이라고 알려져 있죠.)

또한 스타링크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비용입니다. 전 세계에서 하루 2달러 미만을 벌어들이는 7.7억 명의 사람들에게 스타링크 서비스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습니다.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에서 화성으로 진출하기 위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지, 자선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그의 경쟁자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 희망일 수 있습니다. 3,200개의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허가를 받아두었고, 아마존은 스타링크보다 더 경제적인 위성을 만드는 제조 역량도 가지고 있어요. 이 2명의 선두주자들이 위성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볼 수밖에요.

< Source: Official SpaceX Photos >

# 인터넷의 연결은 경제, 정치, 교육, 인권 등 모든 것을 바꾸는 기회

2015년 유니세프(UNICEF) 조사에 따르면 남아시아에서만 980만 명의 학생들이 교육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교육에 대한 열정이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 못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지정학적으로 거리가 멀거나 교육 시설 자체가 부족한 경우도 많죠. 이럴 때 인터넷 연결을 통한 원격 교육이 그 해답이 될 수 있습니다. (자체 문맹률이 아직 높아서, 인터넷 연결이 되어도 읽을 수 없다는 문제는 차치하고 말이죠)

2011년, ‘튀니지의 봄’이라고 불리는 재스민 혁명은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가 얼마나 무서운 정치적인 힘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줬습니다. 철저한 언론통제가 가해졌던 튀지니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혁명세력을 결집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렇게 인터넷 연결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죠.

그렇지만, 중국과 인도, 중동 등 몇몇 나라는 가난한 사람들의 인터넷 접속은 허용하지만, 대신 접속 가능 사이트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정치와 종교적인 이유로 제약이 심한 나라들에 인터넷 연결을 확대하는 것이, 앞서 얘기했던 기술적인 난제보다 더욱 해결하기 어려운 걸림돌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물, 모든 것이 연결되는 미래 사회의 기초가 바로 인터넷입니다. 우린 언제쯤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세상을 만나게 될까요?

삼성SDS 소셜 크리에이터 조남호 (Principal Profess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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