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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Workers, 행복한 직장을 꿈꾸는 IT회사

행복한 직장을 꿈꾸는 IT회사

‘상식 밖의 경제학’ 저자이며 행동경제학 석학으로 알려진 듀크대학교 댄 애리얼리 교수 연구팀이 아주 재미있는 실험을 했습니다. 레고를 조립하는 두 개 그룹으로 피실험자를 나눴습니다. 첫 번째 그룹은 로봇 레고 하나를 완성하고 나면, 다른 종류의 로봇을 제공받았습니다. 그들은 새로운 로봇을 계속 만들었고, 완성된 로봇은 피실험자들이 앞에 진열해놓았습니다. 두 번째 그룹은 첫 번째 그룹과 달리 동일한 종류 로봇 레고를 계속 제공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완성한 로봇은 지켜보는 앞에서 다른 사람에 의해 분해되었습니다.

두 실험 그룹은 완성된 로봇 숫자만큼 금전 보상을 받을 수 있었고, 참가자들은 본인 의사에 따라 로봇을 만드는 일을 언제든 그만두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두 번째 실험군은 동일한 로봇만 계속 만들기 때문에, 만드는 속도도 빨라지고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반대 결과가 나왔습니다. 첫 번째 그룹은 평균 10.6대를 완성하고 14.4달러 보상을 받은 반면, 두 번째 그룹은 7.2대를 완성하고, 11.5달러 밖에 받지 못했습니다.

애리얼리 교수는 “인간은 노동에 대한 금전 보상만으로는 동기를 부여할 수 없다. 무언가를 성취하는 과정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인간이다.”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두 번째 실험그룹은 끝없이 돌을 옮겨야만 했던 시지프스와 같은 굴레에 갇혀 낮은 생산성을 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높은 금전 보상은 생산성과는 관련이 없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인간을 몰입하게 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애리얼리 교수가 언급한 바와 같이 인간은 성취감을 얻고,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때 그 순간에 집중하게 됩니다. 심지어 무언가를 먹을 때도 왜 이 메뉴를 선택했고, 어떤 속도로 먹어야 하는가에도 의미를 부여합니다. 등반 코스를 정할 때에도, 마트에서 라면 하나를 고르면서도 의미 없는 선택이란 없다는 걸 떠올려 보십시오. 어떤 선택이 내 몸에 도움을 주는가, 어떤 메뉴를 선택해야 상대방과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결국 사람은 자신이 무언가 선택을 하고, 실행해서 성취해내는 과정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습니다. (물론, 다른 방법을 통해서 존재의 의미를 찾지 못한다는 건 아닙니다.) 그 과정의 결과가 바로 몰입이며 생산성 향상일 뿐입니다.

댄 애리얼리 교수 영상보기 버튼

# 만성피로, 스트레스로 업무 몰입도가 떨어지고 있는 회사스트레스로 업무 몰입도가 떨어지고 있는 회사
모든 회사가 근래에 겪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직원의 업무 몰입도입니다. 특정 부서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형편없는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연구가 계속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 직장인 2/3는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동료 업무에 방해가 되거나 동료 관계도 좋지 않은 만성 피로 상태에 있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미국 내 정치/경제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졌고, 높아진 불확실성이 개인을 위축시키며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미국 심리학회는 분석했습니다.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습니다. 실업자 200만, 정리해고, 떨어지는 경제 성장률 등 만성화된 스트레스에 살고 있습니다.

# Happy Workers, 행복한 직장을 꿈꾸는 IT회사
시스코(Cisco)는 전 세계 네트워크를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회사입니다. 그런데, 시스코 제품과 기술력보다 더 주목할 부분은 이 회사가 엄청난 횟수의 M&A를 통해 성장해 왔다는 겁니다. (한 해 동안 인수합병을 23건 진행했던 적도 있습니다) 대부분 회사는 M&A 후 인수 업체 인력이 회사를 떠나거나, 조직 간 불화로 인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시스코 M&A 사례는 대부분 성공했습니다. 실리콘밸리 평균 이직률이 30%이고, 인수합병을 추진한 회사는 33% 직원이 1년 이내 회사를 떠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시스코 평균 이직률은 가장 높았던 경우에도 10%를 넘지 않았고, 인수합병된 기업 평균 이직률도 2% 정도에 불과했던 것이죠.

이 결과는 시스코가 떠나고 싶지 않은 직장이고, 인수합병된 회사 인력이 지속적으로 존재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일을 사내에서 수행할 수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시스코 인수합병 과정은 상당히 신속하게 이뤄집니다. 이는 인수대상 기업 직원의 불안감을 없애고, 이들에게 주어진 새로운 비전을 재빨리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시스코 교육 프로그램, 복지와 관련된 이야기는 따로 드리지 않아도 될 겁니다. 시스코 모든 전략의 핵심에는 ‘사람’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수평인 커뮤니케이션과 성장 가능성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회사 출근이 ‘재미’있고, 무언가 새로운 일이 일어날 거라 ‘기대’하는 점일 겁니다. 직급과 직책을 떠나 수평적인 관계, 협업하는 방법, 그리고 서로 성장을 독려하는 문화. 물론 어떤 면에서 수평적인 조직은 의사결정이 느려지고 문제 해결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뜨겁게 토론하는 문화 속에서 직원 개인이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존재 가치’가 있는 구성원임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시도를 통해 행복한 개발자를 만들어 나가는 IT 회사가 많아지길 바라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IT기업의 핵심은 ‘사람’입니다.

소셜크리에이터 조남호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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