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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비금융을 아우르는 빅블러 시대

금융ꞏ비금융을 아우르는 빅블러 시대

기술 발전이 촉발한 빅블러* 현상

*빅블러(Big Blur): 'Blur'의 사전적 의미는 '흐릿해지다'이며, 사회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며 업무 권역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4대 금융지주는 최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디지털 플랫폼 실적을 핵심성과지표로 강조했습니다. 이는 전자상거래 사업에 집중하던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업에 진출하며, 디지털 경쟁력이 기업 생존의 핵심요소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금융그룹들은 디지털 전환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서 금융·비금융을 아우르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1)

이렇게 금융·비금융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 현상 가속화의 이면에는 크게 소비 행태, 정책 및 기술의 변화가 주요하게 작용합니다. 우선 소비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한 밀레니얼 세대가 핵심소비자그룹으로 부상하며, 보다 다양한 고객을 포용하기 위하여 금융권 또한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 경쟁에 참여할 이유가 생겼기 때문입니다.2)

두 번째는 소비자의 편익 제고와 혁신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IT·금융 융합 정책입니다. 해당 정책의 시발점으로 '15년,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 폐지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동 정책으로 PIN 번호, 지문 인식 등 이른바 간편결제 서비스가 급속도로 도입되기 시작하며 금융업계 및 빅테크 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19년, '오픈뱅킹' 시행으로 비금융업체 또한 은행의 표준화된 고객 금융정보를 획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년, 은행뿐만 아니라 다양한 금융기관에 있는 정보를 활용 가능케 하는 '마이데이터'의 도입으로 금융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의 포문을 활짝 열게 되었습니다. 관련된 정책들이 꾸준히 발전해온 만큼 정부의 IT·금융 융합을 위한 의지가 확고하다고 여겨지며, 올해 8월에는 '플랫폼 금융 활성화' 정책을 통하여 금융 및 빅테크 업계의 또 다른 변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빅블러' 현상의 요인으로 소비자 및 정책의 변화를 소개하였습니다. 기술 변화에 대한 설명을 마지막까지 남겨둔 이유는 앞서 소개한 요소들의 근간에 있으며, 금융 및 빅테크 업계의 경쟁을 초래하게 된 핵심요인이기 때문입니다. Open API, BaaS(Banking as a Service), 클라우드 및 새로운 보안/인증 기술의 도입은 관련 업계의 업무 범위와 경쟁 구도를 빠르게 변화시켜 왔습니다. 그리하여 본지에서는 기술을 중심으로 각각의 업계가 어떻게 비금융·금융을 아우르는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며, 동시에 기존 업무를 디지털화하는지 차례대로 다뤄보겠습니다.3)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의 진화

현재 금융업계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하여 플랫폼 기반의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업계는 생활밀착형 플랫폼을 통하여 쇼핑, 부동산, 여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자사 금융 상품과의 교차 판매 기회를 창출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하여 다양한 분야의 비금융 데이터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국내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이러한 목표 설정이 가능하게 된 이면에는 '19년 이후 순차적으로 시행된 오픈뱅킹 정책 그리고 마이데이터 사업을 가능하게 한 데이터 3법 개정이 있었습니다. 금융업계는 해당 정책과 관련된 핵심기술인 Open API를 활용하여 은행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러한 성과가 구체화한 모습이 BaaS 및 마켓플레이스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4)

BaaS(Banking-as-Service)모델
  • 은행
  • back-end
  • - 금융상품 판매 권한 제공 ->
  • - 은행 권한에 대한 수수료 부과(협력/협력사 -> 은행) : Open API ->
  • 협력/협약사
  • Front-End UI
  • - 상품·서비스 직접 판매 ->
  • 고객
  • 이용자가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받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응용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공개한 API
마켓 플레이스 모델
  • 협력/협약사
  • ⁢ - 상품 서비스 구매 -
  • ⁢ - 파트너쉽 구축 ->
  • 고객
  • ⁢ - 상품 중개 -
  • 은행
  • 은행은 백화점과 마찬가지로 고객의 비은행적 요구도 충족시키기 위해 다른 제공업체의 최상의 옵션을 집합적으로 제공
[그림 1] 디지털 금융 플랫폼이 열어가는 금융의 미래 (출처: KOSCOM)

금융 마켓플레이스 대표주자 'DBS은행'

일찍부터 Open API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싱가포르의 DBS은행이 있습니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다국적 금융서비스 회사인 DBS은행은 세계 최대 규모의 API 개발자 플랫폼을 구축하고, 또한 이를 다양한 업종의 파트너에게 개방하여 자동차, 가전, 부동산 등으로 마켓플레이스를 확장하였습니다. 이러한 공로로 '18년 Global Finance에 의해 세계 최고의 은행으로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매년 빠짐없이 다양한 매체에 의해 세계 1위 기업으로 선정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고객 입장에서의 활용 사례를 살펴보면,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항공권 및 호텔 예약·결제를 한 경우, 주기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통하여 여행자보험 상품 추천, 해외에서 사용 가능한 카드 안내, 환율 설정 기능을 통해 원하는 환율에 환전할 수 있도록 알람, 그리고 출발 전에는 해외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카드 설정 안내 등 고객이 잊을 뻔한 것들까지 꼼꼼히 안내합니다. 대신 DBS는 자사의 여행자보험, 환전 및 신용카드를 판매할 기회를 얻습니다. 이렇게 고객의 생활 깊숙이 파고드는 서비스로 싱가포르에서는 국민 앱으로 통용되며, 국내 업계에서도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종합 금융 플랫폼의 성공 사례로 손꼽힙니다.5)

API 개발자 플랫폼 및 마켓플레이스 [그림 2] API 개발자 플랫폼 및 마켓플레이스 (출처: DBS Bank 홈페이지)

비금융 데이터 확보를 위한 첫걸음 '상생형 플랫폼'

정부는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 이후에도 금융 디지털화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 왔습니다. 가장 최근인 '22년 8월에는 플랫폼 금융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개략적인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그동안 금융사는 빅테크 기업과 달리 본업 외 다른 사업을 할 수 있는 부수업무 규제가 까다로워 통합 앱을 내놓기 힘들었습니다. 이번 법안을 계기로 금융업계는 계열사의 업무를 하나의 앱에 담은 이른바 디지털 유니버설 앱을 선보이며, 계열사 간 정보 공유가 활성화되고 플랫폼 업무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6)

[표 1] 제2차 금융 규제 혁신 회의 내용
제2차 금융 규제 혁신 회의 내용
구분 지원안 특징
금융사 (은행)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보험·카드·증권 등 계열사 서비스 통합 앱 제공
(보험) 헬스케어 금융 플랫폼 다른 법령 위배 없는 한 헬스케어 업무 허용
(카드) 생활밀착 금융 플랫폼 신고 없이 할 수 있는 부수업무 범위 확대
핀테크 플랫폼에서 예금·보험·P2P 비교 추천 서비스 혁신금융서비스를 활용한 시범 운영
(출처: 금융위원회, '22.08.23)

더불어 비금융서비스와 관련해서는 최근 정부의 금융 플랫폼 정책 전후로 다양한 시도가 있어 왔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가 있으며 올해 1월 출시 이후 8개월 만에 누적 가입자 수 100만 명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땡겨요'는 '상생 배달앱'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며 업계 최저 수준의 중개 수수료 (2%, 업계 평균 10~15%) 및 각종 혜택을 제공하며 급속도로 성장했습니다.

'땡겨요'가 이렇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수익 추구가 아닌 데이터 경쟁력 확보를 통하여 은행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는 서비스로 성장시키겠다는 은행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되어 있었습니다. 은행은 현재 '땡겨요'에서 발생하는 소상공인, 사용자, 라이더 관련 데이터 및 금융 데이터를 연계한 빅데이터 분석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 및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땡겨요' 사업자 대출 및 라이더 대출 모델을 정교화하는 동시에 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상품·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은행의 비금융서비스 출시와 관련된 가장 최근 사례로는 우리은행의 공급망 관리 플랫폼인 '원비즈플라자'가 있습니다. 해당 플랫폼을 통하여 자체 공급망 관리 시스템이 없었던 중소기업의 구매, 생산, 창고 관리 등의 업무를 지원하며, 플랫폼을 통해 확보하는 데이터는 기업에 필요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활용할 방침입니다.7) 8)

은행 대표 비금융 플랫폼 [그림 3] 은행 대표 비금융 플랫폼 (출처: 각 은행 홈페이지)

디지털 전환을 통한 운영 효율화

빅테크 기업의 경우, 태생부터 기술에 기반한 기업으로 시작하여 많은 업무가 자동화되어 있다고 여겨집니다. 반면, 은행 및 비통화금융기관(증권사/운용사/보험사 등)은 전통적으로 서류 심사 등 수동으로 행해지는 업무가 많았습니다. 이로 인해 디지털 전환을 통하여 업무 효율을 향상할 수 있는 영역이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금융업계는 금융·비금융 통합 플랫폼 구축에 더하여 기존 업무 디지털화라는 과업을 부여받게 됩니다.

AI 음성봇 활용 보편화

'21년, 정부는 AI 음성봇이 보험계약대출의 신청·접수부터 심사·실행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였습니다. 기존 보험계약대출은 가입자가 콜센터/홈페이지를 통하여 대출을 신청하고 담당자의 확인을 거쳐 계좌에 대출금이 입금되기까지 며칠이 소요됩니다. 해당 과정에 AI 음성봇을 도입함으로써 보험 계약의 신청부터 이자 계산, 대출 실행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상담원이 직접 업무를 처리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이 감소하고, 시간이 절약되는 등 업무 효율 향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 밖에 완전 판매 모니터링 영역에서도 AI 음성봇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완전 판매 모니터링은 고객이 보험에 가입할 때 충분한 설명을 듣고 약관, 청약서 등 주요 서류를 받았는지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해당 프로세스에 AI를 도입하여 상담사의 감정 노동 없이 AI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상담을 진행하여 불완전 판매를 줄이고, 소비자의 알 권리를 강화할 수 있었습니다. '21년 한해 동안 시험서비스를 거친 AI 음성봇은 현재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9)

AI 음성봇
  • 실시간 음성인식 -> 지능형대화 -> 실시간 음성발화
음성봇을 통한 보험계약 대출 원스톱 서비스
  • 콜센터 대출신청
  • 사람 -> AI 음성봇/대출신청 -> 본인확인 대출심사 ->(즉시처리) ->입금
안전판매모니터링 음성봇
  • O/B 해피콜
  • AI 음성봇 -> 사람 -> 콜연결⁢ - (자동처리) -> 완전판매 여부확인 ->Yes ->계약완료/ No ->설계사 재확인
[그림 4] 인슈어테크, 어디까지 왔나 (출처: 메리츠증권, '21.04.12.)

AI를 활용한 컴플라이언스 강화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심화하는 경쟁 및 규제에 대응하여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관련 기술은 주로 맞춤형 포트폴리오, 대체 데이터 분석, 매매주문 집행 및 마케팅 컴플라이언스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업에 대한 규제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강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AI에 기반한 컴플라이언스 업무 효율화 요구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해당 분야 연구에 적극적인 업체로 미국의 다국적 금융서비스 기업인 Fidelity Investment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Fidelity는 과거 15년간의 자사 마케팅 자료를 활용하여 AI 기반 컴플라이언스 플랫폼을 개발하였습니다. 개발된 인공지능 플랫폼은 마케팅 관련 규제를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공개 예정인 자료에 규제 관련 위험이 존재하는지 판단하고 수정사항을 제시합니다. 플랫폼의 실용성을 바탕으로 현재는 마케팅팀과 컴플라이언스팀의 협업 도구로 발전하였으며, 외부 판매를 통한 부가적인 수익까지 창출하고 있습니다.10)

[표 2]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AI, 빅데이터 활용 사례와 시사점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AI, 빅데이터 활용 사례와 시사점
구분 세부 내용
맞춤형 포트폴리오 맞춤형 포트폴리오 생성, 절세 최적화 리밸런싱, 성과 보고서 작성 자동화
대체 데이터 분석 위치 정보, 온라인 문서, 검색 기록 등을 분석하여 투자과정에 활용
매매주문 집행 매매성과/금융시장 환경을 학습하여 높은 성과를 올린 중개업자에게 많은 거래 할당
마케팅 컴플라이언스 팸플릿, 광고 메일 등 대중에 공개되는 자료의 규제 적합성 분석
(출처: 우리금융그룹, '22.03.04)

업무 자동화 적용 확대

RPA 솔루션의 특징은 기존 업무 프로세스 분석을 바탕으로 표준화 가능한 영역에 자유롭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특징으로 RPA 적용은 일회성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예시로 삼성SDS의 Brity RPA는 트레이딩, 계좌 관리, 자산 관리 등 증권업의 주요 영역에 모두 적용 가능합니다. 구체적으로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ARS 업무 점검, 금융시스템 운영 점검, 금융투자협회 통계자료 다운로드, 특정 금융거래 대량 취소, 특정 금융업무 마감 대사 업무 및 신탁 계약 업무 테스트 등의 분야를 자동화한 사례가 있습니다.

  • 음성점검 수정 -> 점검 결과저장 -> 실시간 응답
운영 점검 수행 / 점검결과 저장(by RPA) /메신저 응답 형태 답변
  • 프로화된 운영점검 항목을 아래의 방식을 통행 점검
  • 메신저 데이터는 RPA를 통해 별도 공간으로 저장(시스템화)
  • (챗봇 기능과 유사된 형태로) 사내 메신저는 RPA를 통해 저장된 데이터를 조회/답변
  • 적용 효과 : 65명 월 22회 325분 소요 업무 자동화 -> 년 1428시간 절감
[그림 5] Brity RPA 소개 자료 (출처: 삼성SDS RPA사업팀)

기술에 기반한 소비자 신뢰 확보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은 기존 금융업계와의 경쟁으로 산업 전반의 기술혁신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 기반 맞춤형 서비스 제공 및 기존 은행권에서 취급이 어려웠던 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반면, 금융업계 및 관련 기관들은 빅테크 기업의 진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리스크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습니다.
예시로 빅테크 기업은 금융업에 대한 경험이 적을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에 비해 리스크 관리 문화, 지배구조, 소유구조가 불투명하다고 말합니다. 더불어 빅테크의 펀딩 상품은 은행의 지급준비금처럼 외부에 적립해야 하는 규제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빅테크 기업이 대형화될수록 자금 유출입으로 인한 유동성 리스크가 금융시스템 전체로 확산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빅테크 기업은 기존 금융업계와의 협력을 통하여 해당 산업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으며, 기술 역량에 기반한 안정성/신뢰성 확보 및 서비스 차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11)

진입초기
  • 비금융 사업의 이용자 편의 제고를 통한 고객 Lock-in 목적으로 금융서비스 이용
진입 강점
  • 소액결제 선점
  • 다양한 고객층 확보
  • 비금융 결합 기반 정보 경쟁력
  • 금융 영역: 보험/대출(소액신용)/은행/증권/외환/투자, 자산운용
  • E-커머스 영역: 포인트.멤버쉽/오프라인 결재/선불 결제
  • 네이버,아마존,카카오: 온라인 결제/간편 송금/온라인 쇼핑
현재
  • 금융 본연의 업무로 사업영역 확장
진입 약점
  • 서비스 안정성/신뢰성 확보
  • 시장지배력에 대한 규율
  • 플랫폼 영업 투명성 제고
[그림 6] 빅테크가 지급결제 안정에 미치는 영향 점검 (출처: 금융결제원, 접속일: '22.11.02.)12)

독보적 '클라우드 인프라' 역량 기반 디지털 변환 지원

미국의 경우, 빅테크의 지배력이 강화될 경우에 경제적 측면은 물론 정치적·사회적 측면에서도 개인과 기업의 종속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습니다. 특히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구글/페이스북을 대상으로 데이터에 대한 반독점 소송 등을 통하여 범정부 차원의 독과점 개선 노력을 지속되고 있습니다. 각종 규제로 사업 확장에 제한이 걸린 빅테크 기업들은 직접 금융업에 진출하기보다는 우회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예로 '21년 10월, 구글은 자사 결제 앱 구글 페이(Google Pay)에 은행 계좌를 연동하는 서비스 계획을 중단하는 대신 금융회사의 디지털 강화를 지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였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구글은 미국의 시카고상품거래소와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및 운영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비슷한 시기에 아마존 및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주요 금융기관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체결하였습니다.

증권업계가 연이어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채택하게 된 동기는 자동화된 거래 플랫폼의 도입과 연관됩니다. 새로운 플랫폼의 활용으로 거래 속도 및 거래량이 비약적으로 상승하였고, 이에 따라 보관되는 데이터양도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채택하여 운영방식의 변화를 고려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 밖의 전략으로 자사 플랫폼에 핀테크 기능을 내재화하는 임베디드 금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미국 빅테크 기업 중 금융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아마존은 '21년 8월, 핀테크 기업 어펌(Affirm)과의 제휴를 통하여 자사의 온라인 지불 플랫폼인 아마존 페이(Amazon Pay)에서 BNPL(Buy Now, Pay Later: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않고도 신용 결제할 수 있는 후불결제 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13) 14) 15)

미국
  • 구글/아마존/애플/페이스북
  • 비즈니스 지역 :모두 글로벌 진출
  • 은행 라이센스: 모두 없음
  • 지불결제: 모두 기존 금융회사와 제휴
  • 신용공여: 아마존만 기존 금융회사와 제휴
  • 자산관리·보험: 아마존만 기존 금융회사와 제휴
한국
  • 네이버/카카오
  • 비즈니스 지역 :한국/한국
  • 은행 라이센스: 카카오만 라이센스 소유
  • 지불결제: 모두 제휴 + 신규 진입
  • 신용공여: 기존 금융회사와 제휴/ 제휴 + 신규 진입
  • 자산관리·보험: 기존 금융회사와 제휴/ 제휴 + 신규 진입
중국
  • 알리바바/바이두
  • 비즈니스 지역 :중국/중국
  • 은행 라이센스: 모두 라이센스 소유
  • 지불결제: 모두 신규 진입 통해 금융상품 직접 공급
  • 신용공여: 신규 진입 통해 금융상품 직접 공급/ 기존 금융회사와 제휴
  • 자산관리·보험: 모두 제휴 + 신규 진입
[그림 7] 빅테크 플랫폼 규제의 쟁점과 과제 (출처: KOSCOM, '21.11.03.)16)
삼성SDS 금융 특화 클라우드 - 금융보안원 주관, 전 항목 CSP 안전성 평가를 충족하는 금융 특화 클라우드 서비스

안전성을 검증해가고 있는 '대안신용평가시스템'

네이버는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하여 온라인 소상공인 대상 대출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당 대출서비스에서 시중은행 및 캐피탈사는 자금 유통을, 네이버파이낸셜은 신용평가시스템 운영을 담당합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인공지능 기반으로 비금융 데이터(단골 비중, 재구매율, 재방문율, 반품률 및 구매만족도 등)를 분석하여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들의 미래 소득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대출시스템을 운영합니다. 기존 금융업계는 금융 이력이 없는 고객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네이버쇼핑과 결제, 활동 정보 등을 활용하여, 소위 신 파일러(thin filer: 금융 거래 정보가 거의 없는 사람)에게도 대출의 길을 열어주게 된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시스템 도입 초기 전통적인 금융업계는 기계의 판단에 의존하는 신용평가 방식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전통적인 신용평가 항목은 차주의 신용도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존재하는 데 반해 다양한 채널에서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하면 차주의 정보 비대칭성 해소 및 실시간 위험관리에 유리하다는 점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은 전통적인 은행뿐만 아니라 공공기관까지 넘보는 기술이 되었습니다. 각각의 산업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상이한 만큼 특수한 환경에 적용 가능한 차별화된 시스템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짐작됩니다.17) 18)

[표 3] 책 읽고 폰 충전하면 대출해 드려요... 신용평가가 달라진다
책 읽고 폰 충전하면 대출해 드려요... 신용평가가 달라진다
구분 대안신용평가시스템 구축 현황
카카오뱅크·교보 3사 교보문고 도서 구매 이력 활용 모델 개발
KB국민은행 비금융 정보 활용 '대안신용평가' 모델 개발 용역, 2002년 상반기 적용 예정
신한은행 자체 배달앱 '땡겨오' 통한 소상공인 매출 데이터 활용 모델 개발
우리은행 BC카드 가맹점 정보 반영한 개인사업자 특화 모델 운영 중
하나은행 입출금 통장 거래 내력 활용 모델 운영 중
핀크·SK텔레콤 통신 이력 기반 모델 'T스코어' 운영 중
네이버파이낸셜 스마트스토어 소상공인 매출·반품률·리뷰 데이터 기반 모델 운영 중
(출처: 조선일보, 2022.01.03)19)

기회의 화수분이 될 빅블러 시대

불과 '2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S&P 500, 시가총액 기준 10위권에는 많은 금융기업이 포진해 있었으며, 유일하게 포함된 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도 매우 근소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반면, '22년 10월 기준으로는 빅테크 기업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1위인 애플과 대표적인 금융서비스 기업인 제이피 모건과 비교할 때 7배가량의 차이를 보입니다.

빅테크 기업이 비금융 사업에서 쌓아온 데이터 활용 역량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금융업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는 상황에서 기존 금융업계의 위상은 더욱 악화될지도 모릅니다. 이와 관련하여 글로벌 금융전문 컨설팅기업인 올리버 와이만(Oliver Wayman)은 금융업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기술 중심 생태계로의 발전 가능성을 시사하였습니다.

기술금융 생태계에서는 금융산업의 가치사슬을 고도화하는 측면에서 금융회사가 상품의 제조에 집중하고 빅테크 플랫폼이 다양한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구조로 정착할 것입니다. 얼핏 보면 금융회사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한 금융서비스의 안전성/신뢰성 및 공학 역량이 필요한 부분은 함부로 넘볼 수 없는 분야로 인정받게 되는 것입니다.16) 20)

업계 간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발 빠른 대응 없이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입니다. 전통 금융사들은 기업금융, 중장기·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노하우 등 기존 역량에 기반한 금융·비금융 상품을 개발하고 데이터 활용 및 IT 기술력을 꾸준히 키워나가야 합니다. 반대로 빅테크 기업들은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금융업계 및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 또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지 않도록 각 업계의 발전을 장려하고 공평한 정책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정한 경쟁 속에서 금융·빅테크 생태계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그 속에서 다양한 기회와 위기가 생겨날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해당 산업의 변화를 항상 주시해야 하는 이유이며, 그 중심에는 기술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References
[1] 금융지주 3분기 '디지털 성적표' 보니...플랫폼 모객 경쟁 치열, NEWS1 (2022.12.26)
[2] 금융 마이데이터 도입 현황과 시사점, 보험연구원 (2021.6)
[3] 국내은행의 플랫폼 전략: 현황과 전망, 한국금융연구원 (2022.7)
[4] 디지털 금융 플랫폼이 열어가는 금융의 미래, KOSCOM (2021.4.29)
[5] 여행·부동산서 테슬라 구매까지...'국민앱'된 싱가포르은행앱, 서울경제 (2022.8.22)
[6] 제2차 금융규제혁신회의 내용, 금융위원회 (2022.8.23)
[7] '땡겨요' 100만 가입자 초읽기...은행권 비금융 혁신 또 나왔다, 전자신문 (2022.9.6)
[8] 우리은행 '디지털유니버설뱅크' 첫발...이달 공급망 관리 플랫폼 서비스, 조세금융신문 (2022.9.4)
[9] 메리츠증권, 인슈어테크 어디까지 왔나 (2022.4.12)
[10]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AI, 빅데이터 활용 사례와 시사점 (2022.3.24)
[11]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과 금융안정성, 하나금융경영연구소 (2020.7.20)
[12] 빅테크가 지급결제 안정에 미치는 영향 점검, 금융결제원 (2022.11.2)
[13] The cloud computing giants are vying to protect fat profits, The Economist (2022.8.29)
[14] 빅테크를 통해 바라본 디지털 금융의 방향, 삼정KPMG (2022.5)
[15] 거래소의 클라우드 활용 확산, 자본시장연구원 (2022.6.27)
[16] 빅테크 플랫폼 규제의 쟁점과 과제, KOSCOM (2021.11.3)
[17] 대안신용평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2022.8.19)
[18] 빅데이터 신용평가, 이코노미조선 (2021.9.8)
[19] 책 읽고 폰 충전하면 대출해 드려요...신용평가가 달라진다, 조선일보 (2022.1.3)
[20] Top 10 S&P 500 Companies by Market Cap |(1980-2020),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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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헌
정재헌

삼성SDS 컨설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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