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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방탄소년단)로부터 배우는 GTM 전략

오늘은 BTS가 어떻게 명성을 얻었고 시장에서 성공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기업의 GTM(Go to Market)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콘서트에서 환호하는 관객들

1970~80년대에는 New Kids On The Block, Duran Duran과 같은 해외 아이돌 그룹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습니다. 아마 당시의 삼성전자가 지금과 같은 World Class 기업이 될지 몰랐던 것처럼 K-pop 아이돌 그룹이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럼 BTS는 어떻게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BTS를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상품이라 간주하고 분석해 보겠습니다.

첫째, 그들의 노래에 담긴 메시지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이 어른들에 의해 쓰여진 남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급급했다면, BTS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동시대를 살아가는 또래들로부터 성장, 역경과 극복, 사회 문제 등 강한 공감을 얻었습니다. 과거를 살펴 보면 우리에게는 기존 패러다임을 바꾼 뮤지션 ‘서태지와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들이 전했던 ‘교실 이데아’, ‘발해를 꿈꾸며’, ‘지킬박사와 하이드’ 등의 음악이 현재 BTS의 음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둘째, BTS의 콘셉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듣는 음악이 아닌 ‘보는 음악’이라는 것인데요. 물론 이전에도 뮤직 비디오의 역할이 중요했지만 여전히 노래의 통념은 듣는 음악이었습니다. 대다수의 음악 전문가들은 영화는 자막이 있어서 그 동안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으나 음악은 듣는 예술이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일견, 설득력이 있지만 듣는 음악이 아닌 보는 음악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BTS 기획자는 칼군무는 물론이고 뮤직 비디오에도 엄청난 공을 들였습니다. 춤이라는 시각을 통해 음악을 듣고 그 음악을 다시 종합 예술인 뮤직 비디오로 재현한 것입니다. BTS의 뮤직 비디오는 대부분 룸펜스(일명 ‘국회의사당에 숨겨진 로보트 태권브이’로 유명한 비쥬얼 아티스트)의 작품입니다. 특히 ‘봄날’이란 뮤직 비디오에는 ‘Omelas’라고 씌어진 간판이 나옵니다. BTS는 Omelas를 통해 세상의 불편한 진실과 행복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기성 세대들의 모순된 삶과 치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고자 했습니다. 두 번째 정규 앨범인 ‘WINGS'의 뮤직비디오는 헤르만 헤세의 성장 소설 『데미안』 과 관련된 암호 코드를 영상 곳곳에 숨겨 두고 팬들로 하여금 그 연결고리를 푸는 재미를 주기도 했습니다. BTS의 콘셉트는 ‘보는 음악’에서 더 나아가 ‘보고 생각하는 음악’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The Ones Who Walk Away from Omelas
봄날 뮤비는 SF 작가, Ursula Le Guin의 1973년 작품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습니다. 겉으로는 너무나 행복해 보이는 유토피아, 오멜라스에는 공공연한 비밀이 있는데 바로 지하에 갇혀 고통 받는 아이입니다. 하지만, 오멜라스 사람들은 이 아이를 바깥 세상으로 데리고 나오면 그 순간부터 그들이 누려 왔던 모든 행복이 사라진다는 딜레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수의 고통과 희생을 담보로 행복할 수 있는 권리, 이 세상에는 불편한 진실을 모른 체 하는 대가로 누리는 행복이 있고 그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지를 말하고 있는 소설입니다.


셋째, 타겟 고객(10대~20대)의 특성에 맞게 Social Media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현대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초연결시대입니다. BTS는 소위 Digital Native라 불리는 세대들의 소비 프로세스를 아주 잘 이해하고 활용했습니다. Digital Native는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신곡을 접하고 리뷰, 댓글, 리액션 영상 공유를 통해 팬 이상의 능동적 조력자가 되었습니다. 특히 리액션 영상은 BTS의 ARMY라 불리는 막강한 팬들이 소비자뿐 아니라 생산자로써의 발판을 마련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아주 강력하고 똑똑한 팬들을 갖게 된 셈입니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기업인 Linkbricks의 인스타그램 언급량 조사에 따르면, BTS는 월드스타인 Justin Bieber와 Ariana Grande를 제치고 무려 60주동안 압도적인 수치로 부동의 1위를 유지한 바 있습니다. 또한 2018년에 BTS는 트위터 최다 리트윗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Linkbricks가 조사한 유명 가수를 인스타그램에서 언급량(횟수) / BTS 907,730 / Ariana Grande 56,865 / Jusitn Bieber 20,750
Linkbricks 조사 결과, 인스타그램 언급량(횟수) 2017/11

넷째, 아래 그림의 전통적인 Market-Approach에 따르면 신시장과 신제품의 매칭은 다각화 전략으로 높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합니다. BTS는 그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손쉬운 국내 시장이나 Captive Market 보다는 해외 시장을 먼저 공략했습니다. 쉬운 것부터 시작하고자 기존 시장에 너무 몰입하다 보면 어느 순간 더 이상의 확장이 어려워지게 되는데, 그러한 관성을 되돌아보게 하는 참으로 과감한 발상입니다.

Ansoff Matrix (앤소프 매트릭스) /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제품과 시장에 대해 어떤 전략을 선택할 것인지 의사결정하기 위한 도구로, 4가지 성장전략 유형에 대한 그래프
Ansoff Matrix (앤소프 매트릭스)

다섯째, 그들은 딥러닝(Deep-Learing) 아이돌 그룹이라는 점입니다. 기존 아이돌 그룹이 기획사의 정형화된 시스템에 의해 육성된 것과 달리, BTS는 마치 Deep Learning처럼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하는 가치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이 연애, SNS 활동 등 사적인 영역까지 통제 받는 반면 BTS는 거의 간섭을 받지 않습니다. 이는 교육심리학 분야의 동기부여 이론 중, 선생님이 아이들의 사고나 활동을 간섭할 경우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금새 흥미를 잃거나 홀로 있는 동안 그것을 아예 중단할 확률이 높다는 실험 결과와 일맥상통합니다. 즉, BTS는 2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비롯된 컨베이어 벨트에 의해 생산되는 아이돌 그룹이 아니라 스스로 진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아이돌 그룹입니다. 그렇기에 그들 스스로 최신 EDM(Electronic Dance Music)이나 뭄바톤 트랩(하우스 음악+레게 음악) 등 늘 새로운 도전을 즐기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탈언어적이고 직관적이며 복합적인 종합 예술을 보여 줄 수 있었습니다.

BTS=Deep Learning?
BTS=Deep Learning?

BTS는 하루 아침에 월드 스타가 된 것이 아닙니다. BTS가 ‘Behind the Scene’의 약어인 것처럼, 또 그들이 부른 ‘피땀 눈물’의 노래 제목처럼, 그들은 무대 뒤에서 엄청난 ‘피땀 눈물’을 흘렸음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그들의 명확하고 과감한 Go to Market 전략이 없었다면 그들의 피 땀 눈물은 어쩌면 공허한 노력으로 끝났을 지 모릅니다. 시장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입니다.

삼성SDS 소셜크리에이터 심영환(Principal Profess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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