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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연대기

클라우드 연대기

스마트폰이 도입된 지 15년? 남짓. 사람들 삶의 방식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손 안에 든 폰을 통해 세상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저 전화기가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수단이며, 세상과 이어주는 연결고리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기업에 있어 스마트폰 같은 대전환의 계기를 만든 것은?
클/라/우/드

클라우드 1.0 (2010-2020)


Exposition

1980년대 대형 범용 컴퓨터(메인 프레임과 코볼, 포트란)부터 해서, 1990년대는 단말컴퓨터 성능 향상으로 분산처리가 가능해졌고, 2000년대 들어서는 네트워크 속도 향상에 힘입어 기업들이 앞다퉈 인트라넷 구축에 열을 올렸는데, 너무 올렸죠. 인프라 구축 비용은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운영 효율은 떨어지고,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딱 이 시점 2006년에, 아마존이 드라마틱하게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들고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2010년대 들어 드디어 전 지구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가 도래하였습니다.
클라우드에 집중하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Salesforce , 구글은 굴지의 명문가 EMC, Dell, HPE, Oracle, IBM 으로 대표되는 기업 및 레거시 시장을 잠식해 나갔고, 초기 성장속도가 최고 때는 시내 주행속도보다 빠른 65% 이상으로 대단한 몰이를 하였습니다. 이러던 것이 2017년경부터 글로벌 주요 기관들의 차년도 ICT 전망에서는 '클라우드'로써는 빠지고, 클라우드 기반의 AI와 차세대 정보보호 보안, 가상·증강현실 (VR·AR), IoT, 플랫폼 등이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러거나 말거나 '클라우드'는 여전히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즈음 국내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법'이 공포되었는데 (2015년 3월), 그게 전 세계 유일무이한 클라우드 관련 법률로서 가상화 기술, 분산처리 기술 등의 기술은 대통령령으로까지 활용하도록 배포했답니다. 지금 보니 좀 부끄럽긴 하지만, '착하다'는 인상은 줍니다^^

다시 돌아가서, 클라우드를, 혹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국내외 혁신 사례를 보자면

가. 지멘스(SIEMENS)

2020년도 공정의 디지털화와 자동화 수준을 85% 이상 달성하였고, 모든 설비에 1,000여개의 IoT 센서를 연결하고,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하여 제품 불량률 0.0012%를 달성하였고, 제품 설계주문의 변경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료 출처 : siemens

나. LS일렉트릭 (LS산전)

2015년부터 청주 공장을 스마트공장으로 전환을 추진하여, 모든 공정을 로봇이 수행하고, 사물인터넷, AI, 빅데이터 기술 등을 접목함으로써 생산량이 160% 증가하였고, 에너지 사용량은 60% 절감하였으며, 불량률도 100만 개당 7개 수준으로 감소시켰습니다.

자료 출처 : LS일렉트릭 청주 스마트공장 전경, LS일렉트릭

다. 화요

여주공장의 증류 소주 생산 공정에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 IT 기술을 적용하여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전 공정을 추적하고 관리하는 이력관리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s)를 구축함으로써 공정 불량률을 11% 감소하였고, 생산원가를 낮추어 6%의 생산성 향상을 이루었습니다.

라. 히로텍 (Hirotec, 글로벌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IoT, 클라우드컴퓨팅, 기계학습을 제품 생산 공장에 적용하여 데이터 수집, 저장 및 분석을 통해 시스템 장애를 예측하고 예방하는 작업을 수행하여 시스템 수동검사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습니다.

마. 대한항공

2018년 공식적으로 전사 IT시스템을 퍼블릭 클라우드로 100% 전환하는 계획을 밝히고 3년 만에 성공적으로 완료하였습니다. 글로벌 대형 항공사 최초의 빅뱅 전환 사례에 해당하며, Top-Down 방식으로 경영 ~ 조직문화에 이르기까지 클라우드 전환의 모범 사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클라우드 1라운드는 대한항공이 전면 클라우드 도입을 추진하면서 극적인 2.0 시대를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 대클라우드 시대

클라우드 2.0 (2020- )

2020년, 클라우드 두번째 전성기는 공공과 금융으로 시작되었지 싶습니다.
공공은 2016년경부터 간보기를 하더니, 이게 단지 '유행'이 아니라 '패러다임'임을 인지하고 드디어 2019년 공공부문 클라우드 전면 전환 5개년 계획을 발표하였고 (8,900억원 규모), 과하다 싶게 수문을 개방하는 통에 외려 국내 IT서비스 대표 기업들이 따라가지 못하는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서비스형, 구축형은 말할 것도 없고, 온갖 디지털 바우처를 뿌리면서 사생 결단으로 '한국판 뉴딜' 시대를 엽니다. IT업계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상황이 연출되기 시작했습니다.

클라우드 강소 기업이 중대형 IT업체를 기술로 리드하면서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식으로 공공분야 MSP(Managed Service Provider) 주사업자로서 규모의 CSP (Cloud Service Provider)들 중에 파트너를 골라 뉴딜의 전면에서 움추림 전혀 없이 시장 리더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국내 메가존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 등이 대표 주자인데, 베스핀글로벌은 2017년부터 5년째 가트너의 매직쿼드런트에 등재되고 있으니 우스개 말로 하면 지금은 조금 양상이 달라졌지만 80, 90년대 고시 패스 (글로벌 CSP에서 발급하는 인증서 쯤) 후 인생이 바뀐 그런 예로 설명을 드리면 좀 오바일까요? 여튼, 이들의 사업 모델은 KT, 네이버, NHN, LG-CNS 등 굴지 IT업체들의 사업 전략과 모델을 바꿔놓기에 이릅니다.

금융은 끝까지 침착했습니다. 도포 자락과 깊은 갓 처마 속에서 보안을 명분으로 각 잡힌 프레임을 유지했으나, 로컬 트래픽이 폭증하였고 (실제 2011년 농협 전산 사고로 3일 동안 은행 업무가 마비된 적이 있음) 이미 소비자들은 이전의 그들이 아니었기에, 이런 것이 진정 '대세'라는 건데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작심한 듯 '21년 후반부터는 어느 분야보다 진취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파급 효과는 컸습니다.

물론 외세의 영향이 큰 부분을 차지했는데, 암호화폐, 블록체인, 핀테크, 가상자산, NFT, 그리고 디지털화폐(CBDC), 마이데이터까지 중앙은행과 글로벌 투자 기관들이 디지털 자산을 인정하기 시작하자 일사불란하게 헤쳐모여를 진행 중입니다. 중간 과정은 스킵하고 바로 AI로 직행, AI 분석 데이터를 활용하고 오픈뱅킹 서비스 등으로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 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 롯데카드, KB은행 등등. 이들 기업은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본업보다 더 많이 회자되는 중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큰 변화는 '제조', 바로 대마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팩토리는 검증된 클라우드와 5G(특화망)를 기반으로 자동화, 지능화로 일제히 군장 정비에 들어갔고, 1.0 시대에 이미 앞서 나갔던 글로벌 제조업체들(보잉, BMW, GE 등) 벤치마킹은 물론이고, 라인이라는 업의 특징이 있다보니 PoC보다는 총체적 접근 방식을 택하는 기업들도 많은 상황입니다.
단순 마이그레이션 보다는 MSA(Micro Service Architecture) 또는 API 구축 후 네이티브 클라우드 운영체계를 도입하는, 역시 큰 손의 면모들을 보이는 사례들이 국내·외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가. 보잉

유타, 셰필드, 캘리포니아, 사우스캐롤라이나, 워싱턴, 미주리 등의 공장에서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여 부품 수를 최소화하고,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하여 공장 생산의 실시간 모니터링 및 공장 자재 흐름의 최적화 방안을 시뮬레이션함으로써 생산성을 최대 50% 향상시켰습니다.

나. 슈나이더 일렉트릭

IoT, 빅데이터 및 예측 분석, 증강현실, 원격 모니터링, 예측 유지 관리 기술을 운영 방식에 적용하여 운영 간소화 및 효율성 증대, 에너지 소비 절감 그리고 장비 가동 중지 시간 20% 이상 감소를 이루었습니다.

다. GM

단일 조립 공장에 수천 개의 로봇이 협업하고, 5G 모바일 네트워크, 인공지능, 3D 프린팅, 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분석 등의 기술을 적용한 "Factory ZERO (충돌 제로, 배기가스 제로, 정체제로)" 통해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 안전문제의 최소화를 실현하여 최고의 품질과 최적화된 비용의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자료 출처 : GM

라. 에릭슨

에스토니아 공장에 5G 이동통신, AGV(automated guided vehicles),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기술, 환경 센서 등을 적용하여 부품 배송시간 단축과 손상 위험 감소, 부품 품질관리 프로세스의 문제 해결 등의 작업 조건을 개선했습니다.

국내만해도 스마트팩토리 공급업체가 2,000여개에 달한다고 하니, 공급업체당 사례 2개씩만 모아도 4,000개를 훌쩍 넘어버릴 거라 굴뚝 이미지를 벗고 디지털로 중무장 할 날이 머지 않았으면 합니다.

또 하나 다른 DX 사례들과 다른 점은 XR, 디지털 트윈, 메타버스 등 가장 고농축의 신기술 전환을 IT업체 주도가 아닌 제조 기업의 담당자들이 주도가 되어 기술을 이끌고 있다는 점입니다. IT는 거들 뿐 가상/증강 세계 속의 연출자는 기업이 스스로 메가폰을 들고 진두지휘를 하는 모습은 3차 산업혁명(온라인, 인터넷)의 모습과 확연히 다른 모습인 것을 부정할 수 없다고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 내 부서명이 예전엔 '정보', 'IT' 가 주류였다면, 이번 산업혁명기에는 '혁신', '스마트', '디지털' 나아가 아예 대놓고 '이커머스', '스마트팩토리', '데이터전략' 등 목적 그 자체로 부르는 것과 일맥상통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최근의 미·중 패권 다툼의 요인은 '기술'(=데이터=돈)이었고, 현재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및 ESG를 중심으로 하는 지속가능경영은 예측 불가한 공급망 리스크를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리쇼어링 붐과 자국 우선주의는 GVC (Global Value Chain, 글로벌 가치 공급)가 아닌 RVC (Region Value Chain, 역내 가치사슬)로 쉬프트 중인 지라, 최근 '온프레미스 소환 증가' 이라는 굴욕적인 시츄에이션까지 어느 한 군데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클라우드는 공유와 소싱, 그리고 부가가치 임무까지 완주할 수 있을런지 단언은 어려울 듯 싶습니다.

사실 '클라우드'라는 용어는 '96년 컴팩의 마케팅 임원 George Favaloro와 기술가 Sean O'Sullivan이 이 용어를 처음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현재의 클라우드 비전과 유사한 개념을 내놓고 사업까지 해보려 했지만, 하필 이때 컴팩이 몰락하면서 시도도 못하고 종지부를 찍었었습니다. 그런 것을 아마존이 자사 제품 EC2에 '클라우드'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대중화되어 오늘날에 이르른 사연이 참 구구절절했습니다.
만약 컴팩이 망하지 않았다면, 그래서 어찌어찌 하다가 시장에 안착했다면 세계는 지금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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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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