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쇼핑의 중심은 오프라인이었다. 명품 디자이너 브랜드의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이나 부티크를 서둘러 찾는 일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2024년 기준으로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을 넘어섰고, 이는 소비자의 소비 패턴뿐 아니라 제품의 형태까지 변화시켰다. 소비자들은 이제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나 견고하고 오래 쓰는 제품보다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춘 가성비 높은 제품을 더 선호한다. 특히 패션시장에서는 중국의 거대 커머스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의 등장이 MZ세대의 소비 생태계를 바꿔놓았다. 더 이상 비싸고 유명한 브랜드에 집착하지 않고, 저렴하면서도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 구매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 일정 수준의 품질을 갖춘 중저가 제품을 대량 유통하는 이들 플랫폼 덕분에 패션의 대중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와 유사한 흐름은 AI 생태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25년 1월, 딥시크(DeepSeek)의 R1 모델이 등장하면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개발 비용과 활용처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고, 데이터 보안에 대한 우려와 외교적 긴장 속에서의 거부감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여러 국가의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딥시크의 기반 모델이 실제로 활용되고 있다. 중국건설은행(CCB)은 내부 금융 모델 개발에 딥시크 R1을 도입했고, 온라인 증권사인 타이거 브로커스(Tiger Brokers)는 자사 AI 챗봇에 딥시크 모델을 통합하여 투자 분석, 의사결정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활용은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영국계 다국적 은행인 HSBC는 딥시크의 생성형 AI 모델을 내부 AI 센터에서 POC 단계로 실험 중이며, 스페인의 BBVA는 주로 OpenAI나 구글의 Gemini를 사용하고 있지만, R1 모델을 테스트 대상으로 포함시키고 있다.[1]
딥시크 모델의 가격 경쟁력이 높은 이유는 오픈소스로 제공되어 자체 서버에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모델 구조에 MoE(Mixture of Experts)를 적용하여, 일부 모듈만 작동하게 함으로써 연산 비용을 크게 줄였다. 여기에 중국 내 저렴한 인프라와 자체 구축한 GPU 클러스터를 활용함으로써 운영 비용까지 낮췄다.
SAP의 CEO는 딥시크의 기술이 AI 기반 소프트웨어 서비스 제공업체들에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언급했다.[2] 이는 AI 활용 기업에 비용이라는 진입장벽을 낮추고, AI 기술의 발전이 기업용 소프트웨어 솔루션의 혁신과 성능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한 평가다.
최근 AI 시장에서는 OpenAI의 o1, 딥시크의 R1처럼 ‘추론형 모델’이라 불리는 고성능 언어 모델들이 주목받고 있다. 기반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들은 이들 추론형 모델의 성능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경쟁 중이다. 이러한 모델들은 단순한 정보 검색이나 요약을 넘어서, 사고의 흐름을 따라가며 문제를 분석하고 복합적인 답을 도출하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기술적 진보가 곧바로 실질적인 비즈니스 활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많은 기업들은 고성능 추론형 모델의 활용에 주저하고 있으며, 그 이유는 느린 응답 속도와 높은 비용 때문이다.
AI 전략 컨설팅기업 브레인트러스트(Braintrust)에 따르면, 이들의 고객 중 다수는 AI 도구 활용에 적극적인 스타트업이지만, 실제로 추론형 모델을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비율은 15% 미만에 그친다.[3] 대부분의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AI 챗봇, 문서 요약, 간단한 분석 등의 업무에 빠르고 저렴한 범용 언어 모델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라이터(Writer)의 CTO는 “추론형 모델은 복잡한 데이터 질문에 수천 개의 토큰을 생성해야 하며, 이로 인한 처리 시간과 비용 부담이 상당하다.”고 말한 바 있다. OpenAI의 공개 가격 기준으로도 복잡한 답변 하나에 수 달러의 비용이 발생하며, 여기에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숨겨진 사고 토큰’까지 포함하면 실제 비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오늘날 기업들이 진정으로 요구하는 것은 최고 수준의 기술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고 효율적인 도구다. 즉, 비즈니스 성공의 관건은 최고 성능의 AI가 아니라 ‘적정한 AI’를 얼마나 현명하게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빠르고, 예측 가능하며, 비용 효율적인 모델이 주요 업무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선택일 수 있다. 기술에 대한 기준이 ‘가능성’에서 ‘현실성’으로 옮겨가는 지금, 가성비 높은 AI 모델은 비즈니스 경쟁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AI 모델 시장에서는 기존 GPT 계열 모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유사한 성능을 제공하는 모델들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딥시크의 V2 모델은 GPT-4에 필적하는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훨씬 낮은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중소기업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현실적인 가격 정책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리테일 산업에서는 중소 규모의 온라인 쇼핑몰들이 AI 기반의 개인화된 제품 추천 시스템과 고객 응대 챗봇을 도입하여 고객 경험을 향상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소규모 교육기관들이 맞춤형 학습 콘텐츠 생성, 자동화된 학생 평가, 학습 보조 챗봇 등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제조업에서는 품질 관리와 예지 정비(predictive maintenance) 영역에서 중소 제조업체들이 AI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생산성과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으며, 지역 서비스 업체들 역시 수요 예측 및 자원 최적화를 위한 AI 도구를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1. 파인튜닝을 통한 자체 AI 모델 개발
이와 함께 기업들의 AI 활용 방식도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단순히 범용 모델을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사의 특정 비즈니스 목적에 맞게 모델을 파인튜닝해 자체 AI를 개발하는 전략이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GPT-4 수준의 고성능 모델을 기반으로 한 파인튜닝이 매우 고비용이었기 때문에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만 접근이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딥시크와 같은 저렴한 고성능 오픈소스 모델들이 등장하면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도 자체 특화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현실적인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저렴한 기반 모델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다양한 파인튜닝 실험을 보다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비용 부담이 줄어든 만큼, 다양한 데이터셋과 파라미터 설정, 학습 전략을 시도할 수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자사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고품질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의료 분야에서는 메이요 클리닉이 일반 언어 모델을 의학 문헌, 임상 기록, 질병코드 등의 데이터로 파인튜닝하여, 의료정보 추출 및 요약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의사들이 방대한 의료 기록 속에서 핵심 정보를 빠르게 찾아내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Mayo Clinic에서는)는 인공지능(AI)이 환자를 가장 유망한 임상시험과 매칭하고, 원격 건강 모니터링 기기를 개발·배포하며, 영상 기술을 활용해 현재로서는 감지하기 어려운 질환을 발견하고 향후 수년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질병 위험을 예측하도록 돕는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Mayo Clinic에서는 우리 전문가들이 AI를 활용하여 오늘날의 복잡한 의료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헬스케어 도구와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AI의 도움 으로 더 많은 환자에게 다가갈 수 있으며, 질병을 진단·치료·예측·예방·치유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법률 서비스 영역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여러 법무법인들은 기존 언어 모델을 판례, 법률 문서, 계약서 등의 자료로 파인튜닝하여, 법률 문서 분석과 계약서 검토를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변호사들의 업무 효율성과 정확도가 크게 향상되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는 투자 기관들이 범용 AI 모델을 재무제표, 시장 보고서, 경제 지표 등의 데이터셋으로 파인튜닝하여, 투자 분석과 리스크 평가를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투자 의사결정 과정을 지원하고, 잠재적 위험 요인을 조기에 식별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된다. 한편, AI 캐릭터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캐터랩은 오픈소스 모델을 활용해 자체 LLM을 개발했고, 파인튜닝 인프라로 베슬에이아이(VESSL AI)를 도입해 GPU 비용을 약 40%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딥시크와 같이 비용 효율적인 모델들이 등장하면서, 기업들은 고성능 AI를 과거보다 훨씬 낮은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다양한 산업에서 AI 파인튜닝의 접근성을 높이고, 각 산업 고유의 데이터에 맞춘 특화 모델 개발을 촉진하는 중요한 변화다.[4]
2. 커스터마이즈된 AI 모델의 도입
데이터 보안과 프라이버시 강화를 위한 요구, 그리고 특정 비즈니스 목적에 맞는 모델 구축을 위해, 기업들은 온프레미스나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영 가능한 맞춤형 AI 모델을 점점 더 선호하는 추세다. 커스터마이즈된 AI 모델 도입은 명확한 전략적 동기와 실질적인 이점을 기반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딥시크와 같은 저비용 고성능 모델은 이렇게 AI를 도입하려는 기업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한다. 과거에는 최신 AI 모델을 자체 인프라에서 운영하기 위해 막대한 하드웨어와 전문 인력에 대한 비용을 감수해야 했지만, 이제는 보다 낮은 비용으로도 이 같은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금융, 의료, 법률처럼 데이터 민감도가 높은 산업에서 더욱 의미 있게 작용하고 있다. 저렴한 기반 모델의 활용은 파인튜닝과 커스터마이징을 결합한 통합 전략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기업은 먼저 자사 특화 데이터를 활용해 모델을 파인튜닝한 후, 그 결과물을 온프레미스 환경에 배포함으로써 보안성과 응답 속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이처럼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은 고도화된 AI 시스템 구축의 현실적인 해법이 된다.
또한 커스터마이즈된 AI 모델 도입은 단발성 프로젝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최적화와 유지·보수를 전제로 한 장기적인 프로젝트다. 기업들은 모델 성능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새로운 데이터나 환경 변화에 맞춰 업데이트함으로써 AI의 실효 가치를 극대화한다. 이러한 접근은 AI의 기업 내 통합을 한층 심화시키며, 기업 고유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3. 오픈소스 AI 도입을 통한 비용 절감
오픈소스 AI 모델의 활용은 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AI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의 많은 기업들은 허깅페이스(Hugging Face)의 사전 학습 모델, 메타의 LLaMA, TensorFlow 및 PyTorch와 같은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기업들은 오픈소스 모델을 그대로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모델을 조합하거나 커뮤니티에서 제안된 개선사항을 반영하여 자사 요구에 맞게 최적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오픈소스와 자체 개발 기술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운영 효율성과 기술 차별화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산업 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예를 들어, 소매업체들은 오픈소스 기반 추천 시스템을 활용해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미디어 기업들은 Stable Diffusion을 사용하여 콘텐츠 제작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의료기관에서는 MONAI와 같은 오픈소스 프레임워크를 통해 의료 영상 분석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딥시크의 등장은 오픈소스 AI 도입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모델은 오픈소스 생태계와 다음과 같은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첫째, 저렴한 상용 모델과 오픈소스 도구의 결합을 통해 기업은 비용 대비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딥시크 모델을 핵심 엔진으로 활용하고, 전처리와 후처리 단계는 오픈소스 프레임워크로 구성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둘째, 상용 모델의 성능 벤치마크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도전 과제를 던지고, 더 나은 오픈소스 모델 개발을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전체 AI 생태계의 기술 발전으로 이어진다.
셋째, 시험 및 검증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초기에는 오픈소스로 개념을 증명한 뒤, 검증된 성능을 바탕으로 저비용 상용 모델을 통해 확장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넷째, AI 인재 양성과 역량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저렴한 상용 모델은 기업들이 더 많은 인력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데 자원을 투입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며, 개발자들은 이를 통해 오픈소스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실질적인 역량을 축적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오픈소스와 저비용 고성능 AI 모델의 결합은 기술 도입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규모의 기업들이 AI를 보다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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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성능과 운영 효율성 향상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다. AI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개선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으며, 특히 비용 효율적인 모델의 등장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AI의 활용 가능성이 넓어지고 있다.
1. 실시간 AI 응용 프로그램의 확산
기존에는 대규모 AI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었지만, 딥시크와 같은 저렴한 고성능 모델의 등장은 이러한 진입장벽을 크게 낮췄다. 기업들은 이제 실시간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응용 프로그램을 보다 경제적인 방식으로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금융기관은 실시간 거래 분석 및 사기 탐지 시스템을 저비용 기반 모델로 개발하여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2025년 2월 아마존이 출시한 AI 쇼핑 어시스턴트 '루퍼스(Rufus)'는 사용자와의 실시간 대화를 통해 상품을 추천하고 검색하는 기능을 제공하며, 이러한 기술의 대중화 가능성을 보여준다.
2. 검색 및 지식 관리 시스템의 고도화
저렴한 AI 기반 모델의 보급은 기업들이 방대한 내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탐색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내부 문서, 고객 피드백, 시장 보고서 등 다양한 자료에 대한 검색과 분석을 자동화하면서, 지식 관리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비용과 기술적 장벽이 현저히 낮아졌다. 이러한 시스템은 경영진의 의사결정 지원은 물론, 전체 업무 프로세스의 효율성 개선에도 기여한다. 예를 들어, 사내 업무 보조나 HR 관련 질의응답과 같은 영역에서도 AI가 널리 활용되며, 기존에 정보 탐색에 소요되던 시간과 부가 비용을 크게 줄이고 있다.
3. 콘텐츠 생성의 효율성 향상
딥시크와 같은 비용 효율적인 모델은 자연어 생성(NLG) 기술을 기반으로 콘텐츠 생산의 자동화를 가능하게 한다. 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전문 아티클, 보고서, 마케팅 문구 등의 콘텐츠를 빠르게 제작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인력 부담을 줄이고 마케팅 실행 속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챗GPT 기반의 이미지 생성 기능이나 캐릭터 챗봇 서비스의 확산은 고품질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자동 제작을 가능하게 한다. 이로 인해 마케팅,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 콘텐츠 생산의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 특히 저비용 기반 모델의 등장은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 제공 방식에 구조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들이 AI를 활용하는 방식뿐 아니라,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방식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AI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자체 모델을 개발하거나, 외부에서 제공하는 구독형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오픈소스 AI 모델의 등장과 고성능 저비용 모델의 확산으로,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모델을 기반으로 맞춤형 AI 솔루션을 직접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닛산의 중국 합작사인 둥펑 닛산은 딥시크의 R1 대규모 추론 모델을 차량에 적용한 최초의 합작 자동차 제조사가 되었다. 이를 통해 차량의 지능형 기능을 대폭 강화했으며, 이는 LLM의 실제 산업 적용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5] 반면, 테슬라의 경우 자율주행 기능을 이용하려면 별도의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두 기업 간 전략 차이는 딥시크가 만들어낸 생태계 변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기업들이 특정 비즈니스 요구에 맞는 AI 시스템을 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게 되었음을 시사한다.
이와 함께, AI 비즈니스 모델에서도 ‘프리미엄’ 전략이 널리 채택되고 있다. 기업들은 오픈소스 AI 모델을 무료로 활용하면서, 그 위에 구축된 부가 기능이나 기술 지원, 유지보수 등을 유료화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또한 저렴한 기반 모델의 확산은 개인 맞춤형 AI 서비스의 보급을 촉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개인화된 학습을 지원하는 AI 튜터나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 AI 트레이너 같은 서비스는 사용자의 개별 요구와 선호에 맞춰 AI를 적용하여 더욱 효과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AI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형성과 고객 경험의 진화를 의미하며, 기업의 서비스 전략 전반에 걸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은 인터페이스 측면에서도 뚜렷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 기존의 텍스트 기반 인터페이스에서 벗어나, 음성, 이미지, 영상 등을 결합한 멀티모달 대화형 인터페이스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AI와 사용자의 상호작용을 보다 자연스럽고 직관적으로 만들어주며,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을 크게 향상하고 있다.
이처럼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고도화되는 가운데, 주요 AI 기업들은 단순한 기술 제공을 넘어 종합적인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고객을 해당 플랫폼에 고정시키기 위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자사 데이터 시각화 및 분석 플랫폼인 Power BI의 가격을 인상했다. 2025년 4월 1일부터 Power BI Pro는 사용자당 월 10달러에서 14달러로, Power BI Premium은 20달러에서 24달러로 각각 40%와 25% 인상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가격 인상이 자사 제품의 지속적인 혁신과 기능 강화를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이를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닌 전략적 생태계 유도 정책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이번 인상을 통해 고객들이 Microsoft 365 E5와 같은 고급 패키지로 업그레이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5 패키지는 보안, 커뮤니케이션,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고급 기능을 통합 제공하는 제품군으로, 고객이 한 번 이 생태계에 진입하면 이탈하기 어려운 구조를 형성한다. 이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판매를 넘어, 장기적인 고객 락인을 실현하는 생태계 중심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AI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2,340억 달러 규모로 평가되었으며, 2032년까지 1조 7,71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6] 이는 연평균 29.2%라는 놀라운 성장률로, AI가 산업 전반에 깊숙이 파고드는 범용 기술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성장은 단순한 기술적 기대감이 아니라, AI가 실제 비즈니스 과제를 해결하는 실용 기술로 채택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고객 응대 자동화, 문서 요약, 예측 정비, 개인화 추천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는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이는 기술의 존재 자체보다 현장에서의 실행력이 더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음을 시사한다. 과거에는 AI의 정교함이나 기술적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실제 적용성과 운영 효율성, 그리고 예측 가능성에 기반한 비즈니스 중심의 시각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오늘날 기업이 기술을 선택하는 기준은 ‘가장 뛰어난 기술’이 아니라, ‘우리 비즈니스에 가장 적합하고 실현 가능한 기술’이다. 빠르고 안정적이며, 비용 효율적인 AI 기술은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경쟁 우위를 만들어내는 핵심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앞으로의 AI 시장은 “기술적으로 무엇이 가능한가?”보다 “그 가능성을 어떻게 현실화할 수 있는가?”를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다. 기술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구현되지 않으면 경쟁력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지금 기업에 필요한 전략적 질문은 “가장 진보된 AI는 무엇인가?”가 아니라, “우리 비즈니스에 가장 현실적인 AI는 무엇인가?”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점점 더 저렴해지고, 더욱 유연해지는 오픈소스 및 범용 AI 모델 속에서 찾으려고 할 것이다.
References
[1] The Information, Europe’s Banks, Unlike U.S. Rivals, Play With DeepSeek, Mar 11, 2025
[2] Investor’s Business Daily, DeepSeek AI Is 'Good News' For Enterprise Software, Says SAP CEO, Jan 28, 2025
[3] The Information, AI Agenda Are Enterprises Actually Using Reasoning Models?, Mar 13, 2025
[4] Medium, 스캐터랩이 베슬에이아이를 이용해 LLM을 더 빠르고, 60% 더 저렴하게 파인튜닝한 방법, Nov 15, 2023
[5] CNEVPOST, Nissan's N7 electric sedan integrates DeepSeek in rare move for Japanese brands in China, Feb 12, 2025
[6] Fortune Business Insights, Artificial Intelligence Market Size, Share & Industry Analysis, Mar 2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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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DeepSeek
인공지능
AI
SAP France의 Senior Program Manager
한국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 후, 7년간 한국후지쯔에서 개발자로 근무하고, 1998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하여 Business Objects에서 개발 매니저와 프로그램 매니저를 거쳐, 현재 SAP의 클라우드 ERP 엔지니어링 그룹의 시니어 프로덕트/프로그램 매니저로 근무 중입니다. 책 <프로덕트 매니지먼트>의 저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