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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장인 시리즈 ⑤ – 70:20:10의 법칙 '개발자 역량강화의 방법 '

개발자 역량강화의 방법

어떤 의사에게 목숨을 맡길 것인가?

심근경색이라는 질병을 한 번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심장의 혈관이 막혀서 심장이 괴사하는 질환으로,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50%의 환자가 사망하고, 치료 후에도 1/3 이상의 환자가 수년내 사망하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속한 진단과 수술이 필수적이고, 수술 후에도 합병증 예방과 심장 근육 재활 등이 생존율을 높이기 때문에 어떤 의사에게 목숨을 맡길 것인가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선택입니다.

만약 여러분이나 가족이 심근경색 환자라면 어떤 선택을 할 지, 아래 상황을 두고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15년차의 수술경험이 많은 심장외과의, 이제 겨우 5년차의 경험이 많지 않은 심장외과의, 둘 중의 한 의사에게 수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 여러분은 누구에게 생명을 맡기시겠습니까?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미국의 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15년차의 심장외과의 환자의 생존율보다 5년차 심장외과의로부터 수술 받은 환자의 생존율이 더 높았습니다. 우리가 보통 경험 많은 의사에게 수술 받기를 원하는 것과는 반대의 경우가 나타난 것이죠. 그렇다면, 이런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하버드 의대의 나이티쉬 콘드리 박사는 2005년 의약정책연구를 하면서 이와 비슷한 연구를 한 적이 있는데요. 의사의 경력이 길어질수록, 현행의 치료기준을 따르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임상경험이 늘어나면 지식도 늘어나 양질의 치료를 할 것으로 생각됐지만, 이번 주장은 전혀 달랐다”라고 말입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73%의 의사가 치료방법에 대한 지식이 세월이 지날수록 낮아지고, 어떤 연구 결과에서는 40세 미만의 의사가 경험이 많은 의사보다 급성심근경색 후에 아스피린이나 베타 차단제를 이용하면 생존율을 높인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비율이 높았고, 경험 많은 의사들은 이보다 더 기초적인 최근 치료법에 대해 처방하지 않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콘드리 교수는 “경험 많은 의사일수록 이러한 치료 전략에 관한 경험이 적은데다 받아들이려는 의지도 별로 없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이 연구는 경험 많은 의사도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을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고, 자신이 연수하던 시절에 배웠던 지식에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합니다.

정리하면, 경험이 많은 의사일수록 개선된 새로운 치료방법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적어, 환자의 생존율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개인 경험의 축적만으로는 의사가 의료기술의 발전을 따라잡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지요.

연구하는 의사는 생존율을 높인다

의사 이미지

그렇지만, 완전히 다른 경우의 연구결과 또한 존재합니다. 2007년, 뉴욕 메모리얼 암센터의 앤드류 비커스와 연구진은 전립선 제거수술을 받은 암환자 8천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의료센터 72명의 의사의 시술 결과를 바탕으로 조사해보니, 절제술 경험이 10회에 불과한 의사의 환자들은 5년 이내 암 재발률이 17.9%였던 반면, 250회의 수술 경험이 있는 의사의 환자는 재발률이 10.7%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의사의 수술 횟수가 1,500~2,000회에 이르는 시점까지 재발률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경험이 미숙한 의사에게 암수술을 받을 경우, 거의 2배 이상으로 암 재발률이 높아지고, 경험이 쌓일수록 암 재발률은 감소한다는 뜻이죠.

그렇다면, 또 이런 결과는 왜 나오게 된 것일까요? 이것은 ‘의식적인 훈련과 반복’의 결과 때문입니다. 암수술의 경우에는 암 병변의 주변 조직을 깨끗이 제거해야 하는데, 외과의사들은 수 차례의 수술과 동료간의 피드백, 관찰 등을 통해 수술에 대한 훈련이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술계획과 수술 과정에서의 예외사항, 치료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지속적으로 의사들이 학습하도록 했던 것입니다.

아, 많이 혼란스러우신가요? 경험 많은 의사? 공부를 많이하고, 최신 치료방법을 알고 있는 의사? 어떤 의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 지 고민이 되지 않으십니까?

의사는 학습하고, 수술을 통해 훈련하고, 생명을 구합니다

두 가지의 서로 상반된 것처럼 보이는 이야기를 말씀드렸지만, 실은 같은 이야기를 드리고 있었다는 사실 눈치 채셨나요? ‘새로운 의료 기술과 치료 방법에 대해 공부하는, 경험있고 훈련된 의사’를 선택하시라는 이야기를 말입니다.

EBS가 방영하고 있는 ‘명의’라는 프로그램을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명의를 선발하는 기준을 보면, 단지 경험이 많고, 학술적인 성과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의사들의 추천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임상에서의 실제 치료 성과를 바탕으로 방영 콘텐츠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실제 의사들도 관심을 두고 시청하는 프로그램이 된 것이죠.

명의’가 만들어지는 것은 단지 경험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그 경험을 어떻게 축적하고, 평생 학습을 통해 의학기술의 발전을 따라잡을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봐야합니다. 그 이유는 이제 의료시스템과 의학기술의 발전이 개인의 발전만으로 따라잡기에는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의사가 배우고, 훈련하지 않으면 ‘명의’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개발자는 의사와 다를까요?

경험 많은 개발자가 만든 코드는 대부분 잘 동작합니다. 그렇지만, 그 코드는 얼마나 오래 사용할 수 있을까요? 성능과 호환성, 신뢰성이 높은가요? 최근에 만들어진 다른 시스템에 유연하게 적용 가능합니까? 경험 년수가 많다고 해서 좋은 개발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코드를 짧은 시간에 만들어낸다는 것이 생산성을 의미하는 시대도 아니죠.

그렇습니다. 얼마나 오래 개발업무에 몸을 담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학습하고, 어떻게 더 나은 기술을 활용하여 ‘개선된 코드’를 만들어 왔는지,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며 역량을 향상시켜 왔는지가 중요한 것입니다. 여기에 업종 도메인에 대한 지식 또한 간과되서는 안되겠죠. 우리 개발자는 고객으로부터, 그리고 동료로부터 인정받는 ‘훌륭한 개발자’가 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70:20:10의 법칙, 결국, 역량강화는 개발자의 몫이다

70:20:10의 법칙 - 70%의 역량은 일을 해나가는 업무 과정에서 배우며, 20%는 비정형적인 학습, 커뮤니티와 SNS, 다양한 코칭 등을 통해서 말입니다. 이제 회사에서 만든 교육과정 등을 통해서 하는 정형적인 학습은 10%도 되지 않고, 실제 교육성과도 높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어떻게 역량을 개발해야 할까요?

이와 관련해서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직원들의 역량향상 방법으로서 70:20:10의 법칙을 황금률처럼 적용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70%의 역량은 일을 해나가는 업무 과정에서 배우며, 20%는 비정형적인 학습, 커뮤니티와 SNS, 다양한 코칭 등을 통해서 말입니다. 이제 회사에서 만든 교육과정 등을 통해서 하는 정형적인 학습은 10%도 되지 않고, 실제 교육성과도 높지 않습니다.

단순히 지식을 쌓기 위한 10%의 LEARN(학습)만을 하지 말고, 개발을 해나가는 도중에서 나오는 결과로서 70%의 DO(실행)을 통해, 그리고, 그것을 SHARE(공유)하는 20%를 통해 지속적인 역량강화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우리 회사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도 개발업무 중에 학습하는 70%, 코칭, 자발적인 지식모임과 SNS 등을 통한 20%의 역량강화 방법입니다.

21세기 개발자들의 학습은 주입식이 아니라, 현장에서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개발자 화석으로 남을 것인지, 진화하는 개발자로 살아남을 것인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학습하고, 훈련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개발자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멀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이 환자라면 어떤 의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여러분이 PM이라면 어떤 개발자를 선택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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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호
조남호 IT테크놀로지 전문가

삼성SDS 개발실

개발역량강화TF로 활동하며 개발역량강화를 위한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고, 개발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였습니다. 현재는 개발실에서 개발환경 개선 및 커뮤니케이션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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