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관리) 프로세스란?

이전 글에서 이론, 제도, 시스템 간 관계를 간단히 살펴봤었죠. SCM도 똑같은 과정을 거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프로세스 이론 -> 제도 -> 시스템

위 세 단계 중 이론을 근거로 제도를 상세하게 구체화하는 것을 프로세스 혁신(PI, Process Innovation)이라고 합니다. SCM을 구축한다는 의미는 궁극적으로 이 프로세스를 환경 변화 방향에 맞는 형태로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규모가 큰 기업은 회사가 운영되기 위해 필요한 프로세스가 적지 않다는 것 이죠. 특히 글로벌 기업은 관리되는 프로세스가 보통 수 천 개에 달합니다.

제가 10대였을 때, 조폭 영화가 유행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영화 장르 중 하나로 분류될 정도였죠. 최근 대한민국 영화에서 폭력 조직은 ‘러시아’, ‘중국’ 출신이 많지만, 과거 조폭을 증명하는 트레이드 마크는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였습니다. 그들이 자주 하는 말에 ‘거시기’가 있습니다.

“거시기가 자꾸 거시기하고 댕기면, 우리가 거시기항께 얼른 거시기 해부러라.”

왠지 무슨 말인지 아실 것 같으시죠. 회사에서도 회의를 하면 비슷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그건 원래 프로세스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으니까, 재차 프로세스를 검증해 보고, 새로 프로세스를 잡읍시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거나 사용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프로세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프로세스’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속 시원한 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드문 것도 사실이죠. 프로세스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프로세스는 원래 ‘Process’라는 영어임에도 불구하고 국어사전에 ‘프로세스’라는 항목으로 등재되어 있을 만큼 많이 익숙합니다. 프로세스는 사전적 의미로 ‘일이 처리되는 경로나 과정 또는 절차’로 정의됩니다. 간단히 말하면 ‘일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을 한다는 것은 필요한 자원을 투입(입력) 해 어떤 처리 과정(프로세스)을 거쳐 원하는 결과(출력)를 얻는 것입니다. 그래서 프로세스는 입력, 프로세스, 출력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입력 명품 백 사줘! 프로세스 브랜드 및 모델 선정 가격 비교 구매처 선택 구매 및 대금지불 출력 곧 올거야(ㅠ.ㅠ)

고귀한 혈통을 지닌 아내께서 자신의 우아함에 가장 잘 어울리는 명품 백을 선물로 달라는 입력을 넣었습니다. 이걸 회사에서는 ‘구매 요청’이라 합니다. 구매 요청을 받으면 물건을 사야 하겠죠. 적합한 물건을 고르고 백화점이나 온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면 ‘샤넬 백’이라는 출력이 만들어질 겁니다. 이 과정을 프로세스로 정리하면 그림과 같은 형태가 될 겁니다. 해야 할 일이 순차적으로 정리되어 있죠. 그래서 프로세스를 ‘일이 처리되는 경로나 과정 또는 절차’로 정의합니다.

그런데 기업은 하나의 프로세스로 해결되지 않죠. 이런 프로세스가 수없이 모여야 운영이 됩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프로세스를 모으기만 하면 낭비가 많아지고 효율이 떨어집니다.

체계 프로세스 #1 프로세스 #2 프로세스 #3 프로세스 #4 프로세스 #5 프로세스 #6 프로세스 #7 프로세스 #8 ......

그래서, 각 프로세스가 일정한 상호 연관관계를 갖고 공통의 전체 목적에 공헌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만든 것을 ‘체계’라고 합니다. 체계는 영어로 번역하면 시스템이 됩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시스템은 ‘컴퓨터 시스템’에 한정하겠습니다. 기업의 관점으로 보면 ‘체계’는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프로세스의 모음’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SCM 체계는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공급망이 최대 성과를 올리게 하는 프로세스의 모음

그렇다고 프로세스를 질서 없이 마구 모으면 더 혼란스러워집니다. 하는 일을 크게 묶고 이 일들을 회사 수준과 상황에 따라 적당하게 세분화하면 대략 다음과 같은 형태의 체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SCM 체계 수요 마케팅 - 상품기획 프로모션 판매 - 수요예측 납기약속 공급 제조 - 공급 계획 생산진행 구매 - 자재조달 재고관리

박스로 표시된 모든 항목은 뒤에 ‘프로세스’를 붙일 수 있습니다. 가장 크게는 1단계에서 수요 프로세스와 공급 프로세스로 나눌 수 있고, 수요는 다시 마케팅과 판매 프로세스, 공급은 제조와 구매 프로세스로 구성되는 형태이지요. 위 그림은 여러분 이해를 돕기 위해 SCM 체계를 간단하게 보여드렸어요. 실제 SCM 체계는 횡으로도 더 많은 프로세스가 있고, 종으로도 몇 단계 더 깊이 정의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군에 속하는 기업이라면 횡으로는 2단계가 보통 8개에서 10개 정도로 세분화됩니다. 종으로는 6단계에서 8단계까지 세분화되죠. 최하위 프로세스 개수는 보통 천 개가 넘습니다.

이렇게 각각 프로세스를 SCM 관점에서 정리하고 정비해 나가는 것을 ‘혁신활동(PI, Process Innovation)’이라고 합니다. 혁신활동을 통해 프로세스를 질서 없이 모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체계를 가지고 정리하고, 프로세스 간 연관관계도 정리합니다. 이런 작업을 하는 이유는 ‘컴퓨터 시스템(이후로는 ‘시스템’이라 칭하겠습니다)’을 잘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결과적으로 SCM 체계는 수많은 프로세스의 체계적인 모음입니다. SCM 구축은 정리된 프로세스를 컴퓨터 시스템으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그렇다면 SCM 체계에 들어가는 모든 프로세스를 완벽하게 한 번만 잘 만들고 나면 끝일까요? 코로나 19를 종식시키기 위해 착용하고 있는 마스크를 생각해 봅시다. ‘공공장소와 지하철, 버스 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세요’라고 프로세스만 정해 놓으면 사람들이 모두 이 규칙을 지킬까요? 같은 원리로 프로세스를 정의하는 것만큼 사람들이 정해진 프로세스를 잘 지키도록 해야 합니다.

유도 - 입력 프로세스 출력 통제

그래서 입력, 프로세스, 출력이라는 프로세스의 기본 3요소 외에 사람들이 프로세스를 지키게 만드는 통제와 유도책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통제는 프로세스를 설계할 때 포함하는 경우가 많고, 유도는 프로세스에 포함되기도 하지만 주로 출력인 결과를 파악하고 분석해 입력을 개선하는 형태로 적용됩니다.

일하는 방법으로서의 프로세스를 정리하거나 설계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프로세스가 오래 생명력을 가지고 회사에 도움이 되려면 통제와 유도가 적절히 더해져야 합니다. 프로세스에 생명력을 부여한다고 말할 수 있죠. 다음 글에서는 ‘통제와 유도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출처 : 현장 컨설턴트가 알려주는 공급망 관리(SCM) 성공 전략 (주호재 저)

+ 코로나19로 다시 주목받는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관리)
+ 공급망은 있었지만 공급망 관리는 없었다
+ 십자가와 공급망 관리
+ 마법사는 SCM이 필요 없다
+ 공급망 관리(SCM: Supply Chain Management)의 기본 원리
+ 공급망 관리(SCM: Supply Chain Management)의 본질
+ 공급망 관리(SCM)의 여러 얼굴

삼성SDS 소셜크리에이터 주호재 프로

이 글이 좋으셨다면 구독&좋아요

여러분의 “구독”과 “좋아요”는
저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subscribe

구독하기

subscribe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