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Tech Trend 돌아보기

COVID-19 팬데믹, 기술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다

우리 예상보다 오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구를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기술 전문가들은 2021년은 코로나에서 벗어나, 비대면 상태가 아닌 왕성해진 경제활동을 염두에 두고 최신 산업 기술 전망을 내놨었습니다. 그렇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강력했죠. 대표적인 사례는 클라우드 데이터의 비정상적인 폭증을 대비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비대면이 지속되면서 교육과 업무회의, 엔터테인먼트까지 온라인에서 저장하고 처리해야 할 데이터(특히 영상)가 수십 배로 늘어났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활용 가능한 물류와 유통, 소매시장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하고자 준비했던 인프라가 동영상 저장을 위한 스토리지로 쓰이게 되었죠.

코로나19는 우리의 삶뿐만 아니라 기술발전 방향에도 영향을 주었다

이렇게 코로나19는 2021년 한 해의 기술 트렌드를 다시 정의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2021년을 마무리하면서 어떤 기술이, 그리고 코로나가 우리의 기술발전 방향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원격근무를 더욱 편리하게 바꾸고, 더 무거운 작업도 손쉽게 하도록

예전에는 BYOD(Bring your own device)라는 ‘자기가 업무를 위해 필요한 노트북이나 장비는 직접 가져와서 일하는 방식’이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에는 BYOE(Bring your own Environment)라는 ‘내가 어디에서 일하든 나만의 업무 환경이 분산된 클라우드에 구성되어 있는 것’이 공감대를 얻고 있습니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직원 60%는 일과 삶의 균형, 일명 ‘워라벨’이 개선되었다고 말합니다. 많은 회사에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재택근무 방식이 계속되면 좋겠다’는 직장인들의 응답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이런 응답이 늘어난 것은 꼭 PC와 모니터가 있는 사무실이 아니더라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웹브라우저만 있어도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가 계속 늘어나고, 편리해졌기 때문입니다.

재택근무는 일반화되었지만, 더 많은 도구가 필요하고, 보안 위험은 증가했다

그렇지만, 재택근무를 하면서 주의가 산만해지기도 하고, 새롭게 합류한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안된다거나, 대면 업무를 하다가 갑자기 번뜩이며 떠오르는 창조적 아이디어 같은 걸 기대하기는 어렵죠. 미래형 사무실은 증강현실과 VR, 메타버스 상의 회의공간을 만들어 실제같이 협업을 실감 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또한 회사 차원에서는 직원들이 원격으로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빅브라더 성격의 서비스 외에도 업무 성과 저하나 번아웃, 스트레스 등을 데이터에서 찾아내는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어요. 이런 변화를 ‘업무환경 2.0’, ‘Flexible Office’ 등 여러 명칭으로 부르는데, 용어가 중요하진 않죠. 어떤 개념인지와 변화의 방향만 살짝 보시면 됩니다.

늘어난 원격 업무 형태는 보안 위협도 더 많이 늘어났죠. 홍채나 안면 인식 등의 보안인증을 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재택업무를 같이 하면서도 반대편에 있는 상대방이 내 동료인지 알 수가 없게 된 겁니다. 업무에 활용되는 온라인 데이터량이 늘어나면서, 보호해야 할 중요 데이터도 늘어났는데 보안 침입은 더욱 많아질 수밖에 없죠. 중요한 데이터를 네트워크에서 분리해 인터넷에 연결하지 않고 보관하는 ‘성벽과 해자(중세 성을 연못으로 두르고, 문을 꼭꼭 잠가두는 모양) 방식’을 고집할 수도 없거든요. 집에서, 카페에서 이 데이터에 접근해야 하니, 이제는 문을 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제로트러스트(Zero Trust)’ 방식입니다. 그대로 해석하면 ‘신뢰가 없는’ 겁니다. 새롭게 로그인 한 사용자, 데이터를 조회하는 다른 컴퓨터, 앱을 통해 전달된 지시까지 모든 것을 여러 방식으로 인증하는 거예요. ‘무조건 전부 다 의심하라’는 방식의 보안 개념인 겁니다. 새롭게 등장한 개념은 아니지만, 코로나 시대에는 DevOps(개발과 운영을 분리하여 생각하지 않고, 빠른 개선과 배포에 중점을 둔 IT 개발 방식)라는 것도 DevSecOps (DevOps에 보안을 강조하여, 모든 과정에서 보안 책임을 나눠갖는 개발 방식)라는 말로 바꿔버렸습니다.

인간과 구별이 어려운 AI, 그리고 양자 컴퓨터

2025년 정도면 아마 우리가 일상으로 접하는 콜센터 광고 전화의 저편에는 사람이 아닌 AI가 있을 겁니다. 이미 많은 콜센터가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연어 처리가 가능한 BOT으로 대체 중에 있거나, 도입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삼성SDS의 AI 기반 지능형 컨택센터(AICC)도 자연어 이해(NLU), 음성인식(STT), 텍스트 분석(TA) 등 AI 기술 기반 가상 상담, 상담 지원, 상담 분석 기능을 적용하여 업무 효율과 고객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있는데요. AICC로 문의 사항이 접수되면 AI 상담원이 문의 응대, 서비스 신청 접수와 같은 기본적인 업무를 수행합니다. 물론 기술 지원 요청과 같은 어려운 문의는 전문 상담사에게 연결을 해주는데요. AICC 도입으로 전문 상담사의 단순, 반복 업무가 50% 이상 절감되면서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고 하네요. 네이버 클로바(Clova), SKT 누구(Nugu)를 비롯한 AI 스피커뿐 아니라 삼성 빅스비, 애플 시리,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와 같은 인공지능 음성인식 서비스도 사람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죠. 이와 같은 서비스는 고객 요구사항을 듣고, 자연어를 처리해 응대에 필요한 답을 찾아 인간의 음성으로 답하는 모든 것을 이제 완벽하게 제공하기 직전에 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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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우리 눈으로는 AI가 만든 사람을 구별하기 어렵다. 출처: MetaHuman / EpicGames

또한, 이런 컴퓨팅 파워를 더욱 놀랍게 만들 양자(Quantum) 컴퓨팅이라는 강력한 차세대 환경이 올해 더욱 상용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죠. 1과 0으로만 연산하던 비트(Bit)가 아닌 양자비트인 큐비트(1과 0, 혹은 0과1을 동시에 가질 수 있음)를 이용해 연산하는 게 양자컴퓨터의 방식이죠. 우리 컴퓨터는 정확한 값을 동일하게 계산해 내지만, 양자컴퓨터는 확률적으로(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는 뜻인데, 이해가 쉽지는 않은 개념입니다) 정확한 값을 신의 속도로 계산해 냅니다. 양자컴퓨터의 상용화가 계속된다면, 정말 사람처럼 생각하는 AI의 등장도 가능하리라고 예측합니다.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의사결정을 인간처럼 하는 기계를 머신러닝(Machine Learing)이라고 부르죠. 양자컴퓨터와 머신러닝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MS에서는 양자 기계학습이 가능한 라이브러리를 자사 클라우드인 Azure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어디서든 손쉽게 머신러닝을 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화된 것을 MLOps(앞에서 이야기한 DevOps + 머신러닝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해요)라고도 부르는데 이미 많은 클라우드 업체가 서비스하고 있죠. 속도에 날개를 단 머신러닝은 기존 데이터를 분석해서 사람은 알 수 없는 인과 관계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의 유전자 정보와 질병 유무를 모아놓은 어마어마하게 큰 컴퓨터가 있다고 가정해 보죠. 기존에는 이 유전자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걸 발견하는데 엄청 오랜 시간이 걸렸죠. 양자컴퓨터는 갑상선암, 피부암, 특정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무엇인지도 금세 찾아낼 그런 컴퓨팅 파워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세상, 그리고 메타버스(MetaVerse)

다음 달에 새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어, TV와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오븐, 청소기까지 전자제품을 새로 장만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메뉴를 선택하면 온라인 마켓으로 재료 주문이 가능하고, 재료를 레시피대로 넣고 앱에서 조리 버튼을 누르면 오븐이 동작합니다. TV를 보고 있는데, 화면에서 요리를 한 번 뒤집어 주라고 알람이 뜹니다. 세탁기랑 냉장고는 얘기할 필요도 없죠. 삼성의 Smart Things라는 모두를 연결하는 스마트 가전 서비스는 그저 시작에 불과합니다. 여담이지만, 침대에 누워 ‘빅스비 티브이 좀 꺼줘’ 했더니 TV가 정말 저절로 꺼져서 무서웠어요.

5G와 IoT로의 연결이 본격화된 올해지만, 비대면으로 인해 다른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눈에 띌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5G를 비롯한 연결(Connect) 기술은 자율주행 자동차, 공장의 제조자동화, 병원과 가정의 환자 모니터링까지 상용화된 서비스 단계의 기술이 이미 완성단계에 이른 한 해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500억 개 이상의 기계와 설비, 스마트폰이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예측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닙니다.

이런 네트워크 환경의 개선은 대용량 트래픽을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게 되었고, 당연히 실시간으로 사람들이 연결될 수 있는 메타버스가 가장 큰 화두로 주목받았습니다. 세컨드라이프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s),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메타버스는 현실과 똑같은 건물에서 아바타가 나 대신 업무를 하고, 가상공간에 디지털로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경제활동까지 여러 의미로 해석되고 있죠. 게임과 협업 솔루션을 제공하는 IT기업들은 너도나도 메타버스를 적용했다는 것만으로도 주가가 엄청 오르는 등 가장 핫한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메타버스라는 개념은 1990년대에도 있었고, 10년 전에는 아바타라는 이름으로 주목받았지만 금세 관심이 사 그러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실제 완성품들은 사람들의 기대를 만족시킬 수준이 되지 못했거든요. 모든 기술은 처음 개념이 등장하고, 모험적인 제품들을 거쳐, 상용화된 서비스가 나옵니다. 그리고, 성숙기를 거쳐 놀라운 제품으로 전성기를 구가합니다. 지금의 메타버스는 아직도 모험적인 제품이 깜짝 등장하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영화 속 메타버스는 세상은 현실과 거리가 있지만, 멀지 않은 미래일 거 같다

지금까지 2021년에 주목받을 거라 예상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한 기술과 스타처럼 빛난 여러 기술을 Tech Trend로 정리해 봤습니다. 탄소 배출 절감을 위한 청정에너지, 바이오 공학 기술 혁명, 컴퓨터가 알아서 코딩하는 개발 자동화, 나만의 디지털 자산인 NFT까지 여러 다른 키워드도 있지만 다른 기회에 이 내용도 다룰 수 있을 거예요. 여러분 기억에 가장 남았던 2021년의 참신한 기술은 무엇이었나요?

삼성SDS 소셜크리에이터 조남호 (Principle Profess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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