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IDG의 아티클을 전재하여 제공합니다.
[원문보기]
Executive Summary
- AI 탑재와 AI 활용은 다릅니다: AI 기능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고객이 실제로 쓰는지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개선해야 합니다.
- 사용자는 AI가 아니라 ‘끝난 일’을 원합니다: 새로운 챗봇이나 기능보다 결산, 고객 응대, 분석처럼 기존 업무의 마찰을 얼마나 줄여주는지가 활용률을 좌우합니다.
- 좋은 AI는 업무 흐름 안으로 들어갑니다: 사용자가 하던 일을 멈추고 AI를 찾아가게 하기보다, 기존 시스템과 업무 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합니다.
- AI의 성과는 기능 수가 아니라 실제 가치로 증명됩니다: 활용률과 업무시간 단축, 비용·위험 감소, ROI처럼 측정 가능한 성과로 연결될 때 '탑재한 AI'가 '쓰이는 AI'가 됩니다.
지난 몇 년간 소프트웨어 업계는 경쟁적으로 제품에 AI 기능을 더해 왔습니다. 신제품 발표마다 AI가 빠지지 않고, 'AI 탑재'는 이제 기본 사양처럼 여겨집니다. 그런데 역설적인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그렇게 앞다퉈 내놓은 AI 기능을 정작 고객은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기업 인수 전문 업체 바니언 소프트웨어(Banyan Software)가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는 이러한 현실을 숫자로 보여줍니다. 기존 제품에 AI 기능을 추가한 소프트웨어 기업의 51%가 전체 고객 가운데 25% 미만만 새 기능을 실제로 사용한다고 답했습니다. 절반이 넘는 기업에서 공들여 만든 AI 기능이 대다수 고객에게 외면받고 있는 셈입니다.
이 간극은 소프트웨어 기업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고객용·직원용 애플리케이션에 AI 기능을 도입하려는 IT 리더 역시 같은 함정 앞에 서 있습니다. 기능을 만드는 것과 실제로 쓰이게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이른바 '배포 격차(Deployment Gap)'가 왜 발생하는지 살펴보고, AI를 실제 업무 속에 안착시키기 위한 조건을 짚어봅니다.
문제는 관찰의 부재
바니언은 이러한 배포 격차가 고객이 실제로 사용할 기능을 겨냥한 기획과 성과 측정의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많은 기업이 충분한 검토 없이 서둘러 AI를 도입했고, 그 결과 아무도 쓰지 않는 AI가 만들어졌다고 지적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앞서 나간 기업들의 공통점입니다. 이들 역시 다소 이르다고 느껴지는 시점에 움직였지만, 어떤 기능이 실제 효과를 내는지 면밀히 관찰했다는 점이 달랐습니다. 속도가 문제가 아니라, 속도만 있고 관찰이 없었던 것이 문제였던 셈입니다.
바니언이 제시하는 처방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제품 내 AI 기능 확대를 총괄하는 책임자를 한 명 지정할 것. 둘째, 고객의 실제 활용률을 지속적으로 측정할 것. 보고서는 AI를 측정 가능한 성과와 연결해야 이사회와 구성원, 나아가 잠재적 인수자까지 별도의 설명 없이 AI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기능의 존재가 아니라 성과의 증거를 보여주는 것, 그것이 출발점입니다.
사용자는 AI를 쓰기 위해 출근하지 않는다
결제·POS(Point of Sale) 소프트웨어 업체 리프티드 홀딩스(Lifted Holdings)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다니엘 윌슨 켐프(Daniel Wilson Kemp)는 많은 소프트웨어 기업이 고객이 가치를 느끼지 못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AI 기능을 만들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사용자는 AI를 쓰고 싶어서 아침에 일어나지 않습니다. 결산을 마감하고, 고객 문의에 답하고, 예외 상황을 처리하고, 근무를 조금이라도 빨리 끝내고 싶을 뿐입니다. AI가 별도의 목적지로 존재하거나 새로운 프롬프트 습관을 요구하고, 업무 시스템의 맥락과 권한이 반영되지 않은 답을 내놓는다면 사용률은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켐프는 문제의 본질이 수용성이 아니라 업무 흐름(Workflow)에 있다고 봅니다. AI 도입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은 기존 업무 흐름 속에서 AI가 유용한 한 단계를 실제로 담당하느냐입니다. 기능이 업무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수록 활용률은 올라가고, 사용자가 하던 일을 멈추고 AI를 찾아가야 한다면 그 도입은 이미 사용자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낮은 활용률의 배경에는 AI 자체에 대한 저항보다 고객이 측정 가능한 효익을 체감하기 전에 마주하는 현실적인 장벽이 있습니다. 불분명한 가치, 불편한 사용자 경험(UX), 부족한 도메인 맥락, 오류 가능성, 그리고 가격 부담입니다. 켐프는 가격 문제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AI가 인건비를 확실히 절감하거나 위험을 줄여준다면 추가 비용을 받을 수 있지만, 범용 챗봇 하나를 얹어놓고 AI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AI 버튼'을 달았다고 AI 네이티브일까?
에이전틱 AI(Agentic AI) 인프라 기업 AI스퀘어드(AISquared)의 CEO 겸 사장 대런 기무라(Darren Kimura)의 지적은 더 신랄합니다. 소프트웨어 업계는 제품에 AI 버튼 하나를 추가하고 그 제품을 'AI 네이티브'라고 부르는 데 매우 능숙해졌지만, AI를 제품에 통합해 실제 운영 환경에서 쓰이게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기무라는 기업 AI에 이른바 '라스트 마일 문제(Last-mile Problem)'가 있다고 말합니다. AI가 실제 운영 환경에 도달하는 마지막 구간에서 도입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으며, 이 구간을 통과하려면 사이버 보안과 사용성, 최종 사용자의 수용성까지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고객이 주저하는 대상은 AI 자체가 아니라, 통제할 수 없고 이해하기 어려운 도구입니다. 그의 경험에 따르면 기업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AI 기능이 아니라, 이미 보유한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통제 체계와 시스템 연동, 운영 모델입니다.
통합의 문제도 같은 맥락입니다. 업무 흐름 옆에 나란히 놓인 AI는 시연(Demonstration)에 그치지만, 업무 흐름 안에 내장된 AI는 인프라(Infrastructure)가 됩니다. 기무라는 공급업체가 만드는 기능과 직원이 실제 원하는 것 사이의 간극도 지적합니다. 직원들이 원하는 것은 보험금 청구를 더 빨리 처리하고, 사기를 더 일찍 탐지하고,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고, 반복적인 분석에 쓰는 시간을 줄이는 것입니다.
직원은 새로운 챗봇을 원해서 출근하지 않습니다. 이미 하고 있는 일의 마찰을 줄여주기 때문에 AI를 받아들입니다. 이러한 지적은 사내에서 AI를 직접 개발하는 경우는 물론, IT 리더가 소프트웨어 업체의 새로운 AI 기능을 조직 업무에 무리하게 밀어 넣으려는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고객은 AI를 몰라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알아서 망설인다
BMC 소프트웨어(BMC Software)의 최고고객책임자(CCO) 소피아 바르보사(Sofia Barbosa)는 또 하나의 원인으로 고객의 혼란을 꼽습니다. 고객은 AI를 꺼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활용하고 싶어 하지만, 공급업체들이 쏟아내는 새로운 AI 기능과 활용법에 관한 메시지에 파묻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고객 기업은 새로운 AI 도구를 직접 구축할지, 구매할지, 이미 사용 중인 공급업체의 도구를 활용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동시에 조직 교육과 향후 가격 정책 변화까지 대비해야 합니다. 검토할 것이 너무 많다 보니 기능 자체는 준비돼 있어도 실제 도입 속도는 느려집니다.
바르보사가 제시하는 방향은 두 가지입니다. 우선 AI는 고객이 이미 일하는 방식의 일부처럼 느껴질 만큼 자연스럽게 제품에 녹아들어야 하고, 초기 도입에 큰 노력이 들지 않을 만큼 직관적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공급업체는 가치 실현과 투자수익률(ROI)로 직접 연결되는 체계적이고 확장 가능한 도입 모델로 AI 도구를 뒷받침해야 합니다. 기능은 갖췄지만 이를 실제 가치로 연결하는 구조가 없는 것, 바로 그 지점에서 격차가 벌어집니다.
좋은 AI는 눈에 띄지 않는 AI입니다
문제는 기능의 개수가 아닙니다. 그 기능이 실제 업무의 어디에 자리 잡고 있느냐입니다. 일을 하다 말고 AI를 따로 찾아가야 한다면 이미 잘못 설계된 것입니다. 반대로 AI가 하던 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번거로움을 덜어준다면 사용자는 AI라고 의식할 새도 없이 매일 쓰게 됩니다. 살아남는 것은 화려한 AI가 아니라 티 나지 않게 일하는 AI입니다.
소프트웨어를 파는 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조직에 AI를 들여오는 IT 리더도 같은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이 기능이 직원의 어떤 일을 실제로 덜어주는가.
활용률은 누가 책임지고 관리하는가.
그 성과를 경영진이 별도의 설명 없이도 확인할 수 있는가.
이 세 가지에 답할 수 있어야 '탑재한 AI'가 '쓰이는 AI'로 바뀝니다.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AI 기능이 많아지면 고객 경험도 좋아질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고객 경험을 바꾸는 것은 기능의 개수가 아니라, 업무에 뿌리내려 실제로 쓰이는 기능 하나입니다.
FAQ
-
'배포 격차(Deployment Gap)'란 무엇입니까?
AI 기능을 출시했지만 고객이 실제로 활용하지 않아 발생하는 간극을 말합니다. 바니언 소프트웨어의 조사에서 AI를 추가한 소프트웨어 기업의 51%가 고객 활용률 25% 미만이라고 답하며 이 현상이 수치로 확인됐습니다.
-
고객이 AI 기능을 쓰지 않는 주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AI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아니라, 효과를 체감하기 전에 마주하는 장벽 때문입니다. 불분명한 가치, 불편한 사용자 경험(UX), 부족한 업무 맥락, 오류 가능성, 가격 부담이 대표적이며, AI가 업무 흐름 밖에 별도로 존재하는 구조도 활용을 가로막습니다.
-
AI 기능의 활용률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AI가 기존 업무 흐름 속의 유용한 한 단계를 실제로 담당하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아울러 AI 확대를 총괄할 책임자를 지정하고 활용률을 지속적으로 측정해, AI를 측정 가능한 성과와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기업 AI의 '라스트 마일 문제'란 무엇입니까?
AI가 실제 운영 환경에 적용되는 마지막 단계에서 도입이 무너지는 현상입니다. 이를 넘어서려면 기능 추가보다 사이버 보안, 사용성, 최종 사용자 수용성, 그리고 통제 체계·시스템 연동·운영 모델을 함께 갖춰야 합니다.
-
이 조사 결과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입니까?
소프트웨어 기업의 실패 패턴은 사내 AI 도입에도 그대로 재현될 수 있습니다. IT 리더는 직원이 실제 원하는 업무 개선에서 출발해 AI를 업무 흐름 안에 내장하고, 도입 성과를 ROI로 측정·증명하는 구조를 먼저 마련해야 합니다.
▶ 해당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 기고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해당 콘텐츠는 사전 동의 없이 2차 가공 및 영리적인 이용을 금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