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나비효과

코로나19의 나비효과

서론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2022년 새해에도 지속되고 있다. 2021년 말 5000포인트를 기록한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가 지난 1월 7일 5109.6포인트까지 상승하여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코로나 19 사태 초기인 2020년 초에 비해 5배 급등한 수치이다. 국내 수출 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미국 서부지역 해상 컨테이너 운임은 1FEU당 7,994달러, 미국 동부지역 운임은 1FEU당 1만 1833달러로 작년 12월 초에 비해 약 1,000달러 상승했다. 물류 업계에서는 전 세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코로나 19의 재확산과 미국 내 주요 수출입 항만의 병목현상이 단시간 내 해소될 수 없다는 이유로 조만간 1FEU당 부산-LA 항간 해상운임은 $10,000, 부산-뉴저지 항간 운임은 $15,000을 상회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해상운임의 상승으로 대체 운송수단인 항공 화물 시장도 비슷한 실정이다. 2021년 12월 항공 화물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 운임은 1kg당 12.7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7.9달러를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 수직 상승 중이다. 여기에 세계 최대 항공시장인 중국이 이달부터 여객기 객실 내 화물을 싣거나 화물기로 개조하는 것을 금지하면서 항공 화물 운임의 안정화는 한층 요원해졌다. 항공 업계는 이미 가용할 수 있는 최대치를 화물 운송에 투입해 화물기 운항을 늘릴 여력도 없는 상황이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내 수출 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향후 예상되는 수출입 물류 애로사항’에 대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운임 등 물류비 급등(38.7%) 외에도 선박과 항공 스페이스 확보(21.0%), 컨테이너 부족(17.7%), 해상운송의 지연(16.7%) 등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야말로 물류대란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배경하에 미국을 중심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물류대란의 원인을 살펴보고 향후 대응 방향을 모색하는 일은 반면교사(反面敎師) 관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
  • 2020.6-925.50, 2020.12-2129.26, 2021.6-3613.07, 2021.12-4787.06, 2022.1-5109.60
홍콩-북미 항공화물 운임(단위:1kg당 달러
  • 2020.1-3.14, 2020.12-7.50, 2021.6- 7.89, 2021.12- 12.72
(출처 : 상하이해운거래소 / 발틱해운거래소)

미국 내 물류대란은 현재 진행형

Marine Exchange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발표한 미국 내 최대 항만이자, 수입물동량의 40%를 처리하는 LA/LB 항(Ports of Los Angeles and Long Beach)의 최근 현황을 정리해 보면, 2022년 1월 10일 기준 102대의 컨테이너 선박이 하역을 위해 대기 중이고, LA/LB 항만 내 종사하는 전체 항만노무자(Dockworkers) 중 약 10%에 해당하는 800여 명이 코로나 감염 또는 밀접 접촉으로 인해 자가격리 중이라고 한다. 그 결과, 컨테이너 선박이 LA/LB 항만에 도착하여 접안, 하역, 반출 등에 소요되는 시간이 약 25일 내외이고, 이러한 항만 내 병목현상이 해소되는데 최소 몇 개월 이상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 내 물류대란에 대한 원인과 해법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어떤 이는 전 세계 최대 수입국가인 미국 내 수출입 관문 역할을 담당하는 LA/LB 항, 뉴저지항 등 주요 항만의 물동량 처리용량 부족이 항만 내 병목현상의 주요 원인이고, 따라서 항만과 배후 교통 물류 시설에 대한 인프라 확대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이는 코로나로 인한 결근과 이직 등으로 인해 항만 내 노동인력 부족 현상이 발생되었고 항만 내 하역 및 반출입 지체가 장시간에 걸쳐 가중되어 병목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항만의 24시간 운영체제 도입, 장기 미반출 화물에 대한 벌금 부과, 그리고 항만근로자 임금 인상 및 외국인 노동자 고용 확대 등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물류 산업이 제조·유통·무역 등 화주 기업의 생산과 경영 활동으로 인해 파생되는 수요에 기반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양쪽 주장 모두 근본적인 원인으로 진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물류대란의 근본 원인이 미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

최근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촉발된 글로벌 물류대란의 근본 원인이 미국 정부에서 추진했던 경기 부양 정책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공급망관리(SCM) 및 물류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널리 알려진 요시 셰피(Yossi Sheffi) MIT(매사추세츠공대) 교수는 그의 저서 ‘뉴 앱노멀(The New Abnormal)’에서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근본 원인이 각국 정부에서 추진했던 경기 부양 정책이라고 진단하였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하여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전 세계 정부는 막대한 경기 부양 자금, 실업수당, 급여 보호 제도 등 경기 부양 정책을 추진하였고, 통화의 양적 완화와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단기간 내 유동성이 확대되고 소비 수요가 급증함으로써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이 초래되었다는 것이다. 즉, 시장에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불균형으로 인해 공급망 상류(Upstream), 즉, 시장(Market) → 유통(Distribution) → 제조(Manufacturing) → 부품 공급(Parts Supply)으로 이어지는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 확대 과정에서 물류 병목(Bottleneck) 현상이 증폭되는 이른바 ‘채찍 효과(Bullwhip Effect)’로 그 원인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 sheffi mit edu new-abnormal)

본래 채찍 효과(Bullwhip Effect)는 ‘실제 시장 수요에 대한 정보가 공급망 상류(Upstream)로 전달되면서 증폭, 왜곡되는 현상’으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서 기인하는 불필요한 생산 및 재고가 결과적으로 전체 시스템 차원에서 비효율을 초래한다는 SCM의 기초이론이다. 수요와 공급의 동기화(Synchronize)를 통해 공급망관리의 최적화 및 물류 관리의 효율성 제고를 도모하기 위해 최근 새롭게 제시되고 있는 SCM 전략들의 이론적 배경이 된다.

소비자 판매
  • 시간 대비 주문량이 꾸준히 같다.
소매업자의 제조업자에 대한 주문
  • 시간 대비 주문량은 처음에 비해 중간으로 갈수록 2배로 늘어나다가 마지막에 0으로 떨어졌다가 처음의 주문량으로 줄어든다.
도매업자의 제조업자에 대한 주문
  • 시간 대비 주문량은 처음에 비해 중간으로 갈수록 2~3배까지 늘어나다가 마지막에 0으로 떨어진다.
제조업자의 공급자에 대한 주문
  • 시간 대비 주문량은 처음에 비해 중후반으로 갈수록 3~4배까지 늘어나다가 마지막에 0에 가깝게 떨어진다.
(출처 : Hau L. Lee, V. Padmanabhan, Seungjin Whang, “The Bullwhip Effect in Supply Chains”, MIT Sloan Management Review, Vol. 38, No. 3, Spring 1997)

실제 미국 정부는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침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구조계획법’에 따라 2020년 3월 이후 행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확대 정책을, 그리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를 통해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 완화 기조의 통화정책을 추진하였다. 2020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지출 비중이 역대 최고치인 44%에 달할 정도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은 이후 가계 소비의 급증으로 이어졌다.

마스터카드(Mastercard)가 발표하는 소비자지출 패턴 분석 데이터 ‘스펜딩펄스(SpendingPulse)’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연말 특수 기간(2021.11.01~12.24) 동안 온·오프라인 소매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8.5%, 팬데믹 직전인 2019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한다. 이러한 소매 수요의 급증은 유통기업의 안전재고(Safety Stock) 확보와 제조기업의 생산 확대를 위한 원자재 구매 노력으로 이어진다.

미국의 연도별 GDP 대비 정부 지출 비중
  • 2011-42%, 2015-37.9%, 2019-35.68%, 2020-44%
미국 연말 소매 판패 증가율(2021년 11월~12월 24일 기준, 온오프라인 합산)
  • 전년동기대비-8.5% 상승, 2019년 동기대비-10.7% 상승
(출처 :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 / 마스터카드 스펜딩펄스 보고서)
미국 재고지수(LMI) 추이
  • 2019.12-42.3%로 전년 대비 하락, 2020.12-56.8%로 전년 대비 하락, 2021.12-61.6%로 전년 대비 상승
  • 미국 재고수준은 통상 12월에 하락하지만 2121년에는 오히려 상승
미국 제조업체 공급망 지수
  • 2019.1-59%, 2019.10-49.5%, 2021.1-60%, 2021.5-78.8%,2021.12-72.2%
  • 50보다 높을수록 공급 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의미
(출처 : 미국 물류 관리자 지수 / 미국 공급관리자협회(SCM))
오르는 원자재 가격(다우준스 원자재지수)
  • 2019.1.2-574.09, 2020.4.21-433.70,2021.10.25-972.50, 2021.12.29-955.00
커지는 물류비용(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 2020.1.3-1022.72, 2020.7.3-1022.72, 2021.1.8-2870.34, 2021.7.2-3900,2021.12.31-5046.66
(출처 : S&P다우존스 / 상하이항운거래소)

반면교사(反面敎師)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

미국의 물류대란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코로나 19의 나비효과로 인한 작금의 물류대란은 조만간 정상화될 것이다. 현시점에서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사항은 가까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나비효과와 채찍 효과로 인한 위기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공급망관리 및 물류 운영에 어떤 변화를 야기할지, 자원과 에너지 소비의 불균형과 국가 간 갈등구조가 향후 어떻게 진행되고 글로벌 물류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지, 국경 간 전자상거래(Cross Border Electronic Commerce)를 통해 해외 직구·역직구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에서 기존 제조·유통·무역의 형태는 향후 어떻게 변화될지, 그리고 그 변화가 공급망관리 및 물류 관리 체계상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노동 자원의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자동화·지능화 노력이 개인과 기업, 그리고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은 어느 정도일지 등등.

사실 우리는 1997년 IMF 사태,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등 현재와 유사한 위기상황을 직면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우리는 어려운 위기 상황을 훌륭하게 극복했고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반면교사(反面敎師) 관점에서 우리의 지혜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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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교수
박민영 교수 스마트 물류 전문가

현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교수 및 물류전문대학원장

<이커머스, 마괴적 혁신으로 진화하다>, <물류학원론> 등 공동 저자
공급망 관리 (SCM) 의 채찍효과를 최소화 하기 위한 물류시스템 최적화 분야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