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기준으로 Google은 전 세계 검색 시장의 91.47%를 차지하며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1] Microsoft는 72.17%의 점유율로 데스크톱 OS 시장을 지배하고 있고[2], Meta는 Facebook을 통해 월간 활성사용자(MAU) 30억 명을 기록하며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3] 이처럼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들을 ‘빅테크(Big Tech)’라고 부릅니다. [4] 이 글에서는 Google, Microsoft, Meta와 같은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과 향후 전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러나 최근 ‘Agentic AI’ 기술이 부상하면서, 이들의 지배력이 과연 지금처럼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지 질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Agentic AI는 단순히 주어진 질문에 답하는 생성형 AI를 넘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복잡한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AI를 의미합니다. 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혁신적인 서비스 기회를 창출하고 있으며, 그 발전 속도와 영향력은 빅테크조차 예상하기 어려울 만큼 빠릅니다. 이러한 AI가 본격적으로 확산한다면, 오랫동안 빅테크가 쌓아온 기존의 경쟁 우위는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빅테크가 지금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데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강력한 것은 네트워크 효과입니다. [5] Google 검색이나 Facebook처럼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플랫폼은 더 강해지고, 이는 신규 경쟁자의 진입을 어렵게 만듭니다. 여기에 데이터 독점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입니다. [6] 검색, 소셜, OS를 통해 쌓인 방대한 데이터는 AI 학습의 핵심 자원이 되었고, 빅테크는 이를 누구보다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본력과 인프라 역시 압도적입니다. [7] 전 세계 곳곳에 세운 데이터센터,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최고 수준의 인재 풀은 스타트업이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M&A 전략과 규제 환경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Cainz의 보고서에 따르면, Apple, Amazon, Google, Meta는 수십 년간 인수합병을 통해 신사업을 흡수하고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해 왔습니다. 보고서는 이러한 전략이 단순한 유기적 성장뿐 아니라, 규제가 미흡했던 시기였기에 가능했음을 지적합니다. [8]
이처럼 견고한 기반 위에서 빅테크는 새로운 기술에도 늘 빠르게 대응해 왔습니다. Microsoft는 ChatGPT가 대중화되기도 전부터 OpenAI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고, 파트너십을 통해 ‘코파일럿’을 자사 제품군 전반에 적용했습니다. [9] Google은 ChatGPT 등장 직후 자사 모델 ‘Gemini’를 전면에 내세우며 반격에 나섰고, Meta는 오픈소스 전략으로 LLaMA 모델을 공개하며 생태계 확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10]
그럼에도 변화의 조짐은 분명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ChatGPT를 비롯한 생성형 AI는 사람들의 검색 경험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더 이상 ‘링크’를 찾지 않고, ‘답변’을 찾으면서, Google 검색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11] 동시에 오픈소스 생태계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Mistral, Hugging Face와 같은 기업들은 대규모 언어모델을 공개하며, 소규모 개발자와 스타트업이 쉽게 AI를 테스트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그 결과 겉으로는 견고해 보이는 빅테크의 지배 구조에 작은 균열이 서서히 퍼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AI 발전이 곧바로 빅테크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Agentic AI를 비롯해서 AI의 발전 자체가 빅테크의 운명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중요한 변수는 기술 발전의 속도와 사회적 수용입니다. 기술 발전이 규제보다 빠르게 진행된다면, 새로운 기업이 치고 올라올 여지가 커집니다. [12] 그러나 현실적으로 규제는 기술 변화보다 느리게 따라오는 경향이 있고, 빅테크는 이 시간차를 활용해 우위를 유지합니다. 나아가 규제가 빅테크에 유리하게 설계된다면, 오히려 현 체제가 강화될 수도 있습니다. [13] 실제로 EU의 AI Act 등 많은 국가에서 AI 관련 규제가 논의되고 있지만, 제도적 대응은 대체로 기존 산업의 이해 관계가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 빅테크는 여전히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AI가 근본적으로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실제 시장의 변화 속도와 방향은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빅테크의 힘은 단순히 기술에 있지 않습니다. 빅테크는 시장과 제도를 아우르는 폭넓은 영향력을 갖추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흡수해 자사 생태계로 편입하는 데 능숙합니다. 따라서 빅테크의 지배력은 단기간에 흔들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영원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기술의 급격한 변화가 기존 질서를 어떻게 재편할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5년, 10년은 AI 기술과 시장 판도에 있어 매우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또한, 새로운 기술 혁신과 규제 변화가 빅테크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지속적인 관심과 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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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전략마케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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