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선수 메시의 볼 점유율은 - B2B 고객을 이해하는 법

B2B 고객을 이해하는 법

안녕하세요 포스트 구독자 여러분, 오늘 여러분과 함께 공유할 주제는 ‘B2B 고객을 이해하는 방법’입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잠시 지난 시간의 내용에 대하여 간단한 퀴즈로 상기해 보겠습니다. 아래는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에서 발췌했는데요, 여자친구는 과연 어디가 달라졌을까요?

(여자 얼굴) 오빠, 나 오늘 뭐 달라진 것 같지 않아?
(남자 얼굴) 완전 예뻐졌네
(여자 얼굴) 어디가 예뻐졌나고~ 나 샌들 산 거 안 보여?
(남자 얼굴) 와~샌들 완전 예쁘다!
(여자 얼굴) 오빠 실망이야!

네, 정답은 ‘패디큐어’인데요, 연인이라는 고객의 마음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파악해 보는 문제였습니다.^^

한 때 태국의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가짜 치아 교정기가 꽤 유행했었습니다. 그들은 그 불편한 치아 교정기를, 그것도 잘못하다간 치아를 망가뜨릴 수 있는데 왜 하고 다녔을까요? 그것은 바로 태국에서는 치아 교정기가 부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출처: Hidden in plain sight/ Jan Chipchase) 우리는 낯선 여행지에 도착하면 자연스럽게 Customer Insight를 위한 리서치 활동을 하게 됩니다. 바로 관찰인데요. 태국의 사례로부터 인사이트를 얻는다면 아래 이미지와 같은 상품기획으로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태국에서는 치아 교정기가 부의 상징(출처: Hidden in plain sight/ Jan Chipchase)

B2B 고객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

이처럼 Customer Insight는 산업과 상품의 속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출발점인데요, 우리가 B2B 고객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몇 가지 짚어 보겠습니다.

먼저 축구 산업의 예입니다. 세계적인 축구 선수, 메시. 축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듯 한데요. 그의 연봉은 무려 약 600억 원 정도라고 하네요.
그러면 이렇게 대단한 선수는 90분이나 되는 경기 시간 중 몇 분이나 볼을 갖고 있을까요?

축구라는 산업/사업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꽤나 거리가 있는 답을 할 수 있습니다. 통계적 분석에 의하면 메시의 평균 볼 점유 시간은 무려(?) 3분이라고 합니다. 어떤가요? 예상하셨던 시간보다 무척 짧죠? 대부분의 축구선수들은 2분에도 채 못 미치는 볼 점유율을 갖는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축구의 특성상 볼을 아주 빠르게 주고 받고 다루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신용카드 업종의 주 수익원은 무엇일까요? 대부분 카드 수수료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수수료는 일종의 Loss Leader(미끼용 서비스)일 뿐 실제 상당부분의 수익은 대출로 인한 이자와 연체 수수료입니다.

그렇다면 호텔 업종의 주 수익원은 무엇일까요? 이 경우도 대부분 숙박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상당한 수익은 식음료에 있습니다. 결혼식, 가족 모임 등으로 호텔 뷔페나 커피숍에 몇 번 가보신 경험이 있다면 어느 정도 이해되실 겁니다. 이렇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인사이트가 중요한 이유는 B2B 고객과 그들의 상품/ 서비스에 대한 단편적이고 표면적인 지식으로는 그들의 마음을 사로 잡고 설득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고객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도 해당 산업 및 상품에 대한 업종 전문 용어나 인사이트를 슬쩍 흘리면 고객은 속으로 “뭐 좀 아는데...잘 하면 내가 고민하는 것들을 해결해 줄 수 있겠군…”하며 마음을 열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B2B 고객을 이해하는 방법

이렇게 B2B 고객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면, 그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번에는 고객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두 가지 이론을 소개 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맨들러(Mandler)가 밝혀낸 중간 불일치 가설(Hypothesis of moderately incongruity: 1985)입니다.
이 가설은 인간의 정보처리량과 기존 제품의 유사성 관계를 밝혀낸 소비자 행동의 스키마(Scheme) 분야 연구로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큽니다. 사람의 뇌는 새로운 상품이 기존 제품과 매우 유사하거나 매우 상이한 경우, 정보처리량이 줄어들고 기존 제품과 중간 수준으로 상이하거나 유사한 경우에는 정보처리량이 현저히 늘어나게 됩니다. 즉, 정보처리량이 많아야 해당 상품에 대한 호의로 연결이 되기 때문에 중간 수준의 상이함이 사용자(또는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는 완전 새로운 것을 접하게 되면 처음에는 호기심을 보이다가 곧 어렵다는 생각에 더 이상의 관심을 주저하게 되며, 기존과 유사하게 되면 내가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치부하여 더 이상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이치와 같습니다. 사용자들은 항상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으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맨들러(Mandler) - 중간 불일치 가설(Hypothesis of moderately incongruity: 1985) : 인간의 정보처리량과 기존 제품의 유사성 관계를 밝혀낸 소비자 행동의 스키마(Scheme)

두 번째는 Threshold 입니다.
제가 학창 시절 배웠을 때는 우리말로 ‘문턱’ 또는 ‘식역’이라고 불렀는데 번역이 더 어려울 수도 있을 듯 합니다. Threshold는 고객이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될 경우, 오히려 그들이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는 교훈을 줍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레스토랑이나 마트에 가면 Morton Salt라는 전통있는 소금 브랜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소금 브랜드는 과거 수 십 년을 통해 아래 이미지와 같이 로고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잘 살펴 보시면 소녀의 치마 길이가 조금씩 짧아 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주 조금씩요~ 우산이 작아졌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으나 그건 어린 꼬마가 성장해서 소녀가 되었기 때문이죠.^^ 그들은 왜 이렇게 수십 년에 걸쳐 조금씩 변화를 주었을까요? 그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고객은 한꺼번에 급격한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잠시 어떤 회사의 OS 체제나 Office 프로그램을 생각해 볼까요? 그들은 사용자의 니즈는 생각지 않고 마치 “우리는 이 만큼 할 수 있어. 그래서 이런 솔루션을 너희(사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지!” 라는 자신감(?)에 그다지 필요하지도 않은 새로운 기능들을 주기적으로 쏟아 내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도대체 전에 사용하던 기능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찾는데 애를 먹는데도 말이죠. 더군다나 최근에 출시된 OS는 인공지능이라도 되는 양 자기 멋대로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통에 시스템이 며칠씩 불통이 된다는 사용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기도 합니다. 저도 얼마 전 PC를 초기 상태로 복구한 이후 느닷없이 진행된 업데이트로 아주 곤란한 상황을 겪었습니다. (물론 이 사례는 필자의 견해이므로 다른 생각도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상의 두 가지 이론을 상기하며 공급자 마인드에 의한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끝으로,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말씀을 인용하며 마치겠습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며, 그 때 보이는 것은 이전에 보이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고객 인사이트는 연인의 마음처럼 사랑으로부터 출발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는 IQ(Intelligence Quotient, 지능 지수)가 아닌 IQ(Insight Quotient, 인사이트 지수)가 필요한 시점 아닐까요?

그럼, 다가오는 가을을 충분히 만끽하시고요, 저는 다음 편에서 통념(Orthodoxy)이라는 주제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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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환
심영환 클라우드 전문가

삼성SDS 클라우드사업부

학부와 대학원에서 경영학(마케팅)을 전공하였고, 국책 연구기관 및 Consulting Firm에서 다양한 업종에 대한 CRM(Customer Relation Management)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후, 통신서비스 기업에서 직접 유무선 상품기획을 담당한 바 있으며, 현재는 삼성SDS 클라우드사업부에서 상품의 Orthodoxy(통념)를 깨고 차별적 가치를 만들기 위한 CVP의 Evangelist이자 Facilitator 역할을 수행 중입니다.